삼성전자 “내년 경영전략 세우기 어렵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 여파로 내년 경영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이 연말을 넘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은 10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기업 환경은 6개월 전과 비교해 지금 확연히 달라졌다”며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내년 사업계획 자체를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가서 2009년 경영계획이 확정될 정도로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현재와 같은 어려움은 입사(1973년)한 이후 처음”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또한 강연 서두에 “소니가 8000명을 감원한 것은 오늘의 가장 큰 이슈”라며 전 세계적 실물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강연 직후 기자와 만나 소니 감원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고 단정했다. 다만 이럴 때일수록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남겼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대외협력 부문을 맡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글로벌 경쟁환경 변화와 상생협력’ 기조강연에서 한국에서의 호랑이 멸종을 예로 들며 삼성전자가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호랑이 멸종이 “단순히 먹잇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무를 다 베고 이로 인해 먹잇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상생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기업의 핵심경쟁력의 골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경쟁사와의 경쟁이 아닌 네트워크와 네트워크의 경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