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털, 게임 오토프로그램 광고 `물의`

 대작 ‘아이온’의 흥행 호조로 모처럼 국내 게임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주요 포털들이 온라인게임산업의 독버섯인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버젓이 광고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광고는 특히 정보를 전달하는듯 보이는 검색광고 형식이기 때문에 방식이 교묘한 상술의 극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일 다음과 야후코리아·네이트 등 국내 주요 포털을 조사한 결과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아이온을 검색하면 가장 위에 뜨는 결과가 하나같이 자동 사냥 프로그램 광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포털에 검색어로 아이온을 입력하면 ‘아이온 오토사냥’이나 ‘아이온 오토플레이’ 등이 어김없이 제일 먼저 등장한다. ‘스폰서링크’나 ‘프리미엄링크’ 등 포털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업체에게 돈을 받고 노출시켜주는 광고다. 검색광고 특허를 갖고 있는 미국 오버추어가 이 광고를 대행하고 있다.

 이는 자동 사냥 프로그램 광고다. 자동 사냥 프로그램은 게임 속 캐릭터가 사냥이나 이동 등 일정한 동작을 자동으로 반복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방식뿐 아니라 보다 정교한 하드웨어 제품도 나와 있다.

 자동 사냥 프로그램은 이용자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사냥을 해 게임머니나 아이템 등을 모은다. 따라서 정상적인 게임 이용자를 방해할 뿐 아니라 게임머니를 전문적으로 수집해 판매하는 불법 용도로도 활용된다.

 이러한 자동 사냥 프로그램 검색 광고는 아이온뿐 아니라 ‘리니지’나 ‘메이플스토리’ 등 다른 국산 온라인게임도 마찬가지다. 반면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자동 사냥 프로그램 검색 광고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포털들은 ‘저작권 침해에 민감한 외국업체는 피하고 국내 온라인게임업체에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이미 미국에서는 블리자드가 자동 사냥 프로그램 제조업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례가 있다”며 “자동 사냥 프로그램은 재산권 침해뿐 아니라 온라인게임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손대는 행위로 이는 명백한 저작권 위반 행위”라고 설명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최근 자동 사냥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업체 12곳에 즉시 판매 중지를 하지 않으면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장을 보냈다. 이 회사는 아울러 주요 포털 사이트에 자동 사냥 프로그램과 관련된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다.

 장동준기자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