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나이대별로 상담받아요"

"인터넷 중독,나이대별로 상담받아요"

 5살인 용현이는 인터넷게임을 하루에 30분만 하기로 엄마와 약속했지만 잘 지키지 않는다. 엄마가 게임을 강제로 종료하면 자기 머리를 벽이나 바닥에 내리찧곤 한다. 유치원에서 욕을 잘하는 아이로 통하며 게임에서 사용하는 욕을 엄마에게도 한다. 12살 민환이는 학교에선 모범생이지만 인터넷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부모님의 지갑에서 돈을 몰래 훔치다 여러 번 혼났다.

 인터넷과 게임 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중독 상태인지, 고위험군인지 진단받거나 치료받는 길을 모른다. 이들이 겪는 인터넷 문제는 환경적, 정신적, 심리적인 문제와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특히 나이대에 따라 치료방법에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기관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최근 행정안전부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인터넷중독 상담과정을 연령대별로 특성화한 ‘생애주기별 인터넷 중독 상담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키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치원생·초등학교 저학년생·초등학교 고학년생·중학생·고등학생·성인에 이르기까지 6단계로 나눠 연령별 정서와 행동성향에 따라 상담과정을 특화한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나이에 따라 인지능력과 행동특성이 다르면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인터넷 중독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관계자는 “상담을 해보니 대상별로 인터넷 중독의 위험 수준과 위험성을 이해하는 수준이 모두 달랐다”며 “유아나 초등학생들은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인지발달과 인터넷 중독 수준이 더 높은 중학생부터 성인까지는 인터넷 사용 습관의 수정을 위해 인터넷 중독 해소 상담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상담 프로그램은 일선 교육기관에서 선생님들이 쓸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로 차별화한 책자로 제공된다. 진흥원이 인터넷 중독 전문상담사를 양성하고 있고 협력기관을 늘려 지역별로 상담을 받을 수 있긴 하지만 모든 교육기관에 서비스를 하기엔 역부족이어서다.

 행안부는 상담 프로그램으로는 △최근 만 3세∼5세의 52%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어 유아들에게도 인터넷 중독의 위험성과 올바른 인터넷 이용습관을 심어주는 조기교육 프로그램 △추상적 사고가 부족한 저학년 어린이에겐 현실적인 생활습관을 고치고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결과를 체험하게 해 중독을 예방하는 프로그램 △고등학생은 미술·음악 등 다양한 예술치료 기법을 활용하는 프로그램 등 8종을 보급할 예정이다.

 정소영기자 syjung@

 (박스)사진-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층이 인터넷 중독 문제를 겪고 있다. 사진은 초등학생들이 인터넷 중독 상담센터에서 인터넷 중독 여부를 진단받기 위해 검사지를 작성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