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글로벌 파트너로서의 한국MS

[월요논단]글로벌 파트너로서의 한국MS

 서울올림픽 열기가 채 식기 전인 1988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에 첫 사무실을 열었다. 직원 30명도 안 되는 작은 규모의 조인트 벤처였다.

 당시는 미국 MS 본사 역시 창업 10년을 갓 넘긴 젊은 회사였지만 소프트웨어(SW) 업체로는 국내에 진출한 첫번째 글로벌 기업이었다.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의 일이다. PC용 운용체계(OS)인 MS DOS3.2와 표 계산 프로그램인 멀티플랜(Multi Plan), 차트 작성 프로그램인 멀티차트(Multi Chart), 마우스 등이 당시 국내에 출시한 제품들이다.

 당시 PC는 일부 대기업이나 대학, 공공기관 등에서만 사용하는 수준이었으니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나라 컴퓨터 산업의 태동기부터 발걸음을 함께 해온 셈이다. ‘명령 프롬프트’라는 낯선 용어와 검정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로 대변되던 MS DOS는 국내 SW산업의 본격적인 개화를 가능케 했다.

 워드프로세서인 보석글과 아래아한글, 통신 에뮬레이터인 이야기 등 MS DOS 환경의 SW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초기 PC 사용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이 SW들과 함께 한글과컴퓨터, 삼보컴퓨터, 하늘소 등 초기 벤처기업들도 낯익은 이름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특히 윈도95를 선보이면서 복잡한 명령어 없이도 컴퓨터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본격적인 PC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회사 설립 10년이 되던 1998년 한국경제는 외환위기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라는 뼈아픈 고통을 겪어야 했다. 단기간에 환율이 두배 가까이 급등하고, 경기가 냉각되면서 1998년 GDP는 3461억달러로 전년도의 5164억달러에 비해 무려 33%나 폭락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1999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20% 이상 줄어들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맛봐야 했다. 국가적 경제위기를 맞아 정부와 업계는 물론 온 국민이 힘을 모아 펼친 재기의 노력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 뭉클한 한편의 드라마였다.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집중 육성과 벤처기업 창업으로 점화된 재기의 불씨로 우리나라는 2년만에 IMF 관리체제를 벗어난 것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IT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과정에서 수많은 IT 벤처기업들에 대한 기술지원 및 파트너십을 통해 국가적 위기 극복에 동참했으며, 당시 혜성처럼 등장했던 벤처기업 가운데 몇몇은 전세계 PC의 공통 운용체계인 윈도를 발판으로 삼아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위기를 기회고 바꿀 줄 아는 유전자를 확보한 셈이다. IMF 관리체제를 극복한지 10년만에 한국경제는 또 다시 큰 시련에 직면해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여파로 달러화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섰고, 외환보유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험이 있다.

 정부도 지식경제로의 전환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0년전 외환위기를 IT산업 육성으로 정면 돌파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지식경제가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몇년 사이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SW생태계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유망 SW업체를 발굴, 육성하고 이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해왔다. 올해에도 이같은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10년만에 다시 찾아온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한국사회의 책임 있는 기업시민이자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jaesungy@micro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