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인터넷- 글로벌 웹2.0 현장]미국 - 취재후기

다른 3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실리콘밸리 기획취재는 지난 6월 이뤄졌다. 짧은 일정 속에 여러 VC들과 벤처기업가,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끊임없이 반복된 느낌은 ‘지루함’과 ‘놀라움’이다. 양립하기 어려운 이 두 가지 느낌이 교차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미국과 우리나라의 인터넷 시장의 차이점 때문이 아니었다 싶다.

도무지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가 새롭게 보이지가 않았다는 점에서 지루하기만 했다. 슬라이드나 락유는 한국에서 이미 위자드웍스의 개인화서비스인 위자드닷컴으로 어느 정도 맛을 보았던 터다. 소셜 텍스트도 오픈마루의 스프링노트 같은 서비스와 상당 부분 유사한 점이 있었다. 어떤 VC가 최근 투자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한, SNS와 쇼핑이 결합된 서비스는 아예 ‘싸이월드를 벤치마킹’한 것 이란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를 성장시켜주는 VC 시스템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렇게 많은 자금과 기술과 인물이 동원된다면 어떤 기업이라도 성공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VC의 협력을 과감히 수용하는 기업가들의 마인드도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당연히 국내 현실이 눈에 들어온다. 인터넷이 아니어도 벤처는 항상 투자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업가와 기업이 동일시돼 하나의 하나의 아이템 실패가 기업가의 영원한 퇴출로 이어지는 일도 허다하다.

실리콘밸리의 돈을 부러워해 봐야 소용이 없다. 미국과 한국은 엄연히 다르니까. 다만 한국의 투자 문화는 어디에 와 있고, 우리의 VC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