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인터넷-글로벌 웹2.0 현장]영국 - 실속파 그들에겐 실용의 도구

영국은 인터넷 서비스 활용과 비즈니스에서도 철저히 실용을 추구한다
영국은 인터넷 서비스 활용과 비즈니스에서도 철저히 실용을 추구한다

록의 본고장 영국. 비틀스, 퀸을 비롯해 롤링스톤스, U2, 라디오헤드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전설적인 그룹이 즐비하다. 이 중 올해 초 발매된 라디오헤드의 새 앨범은 현지 록 마니아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흥미로운 것은 영국의 많은 젊은이가 라디오헤드의 신곡을 확인하는 최초 경로가 음반 매장·음악 웹사이트가 아닌 유튜브와 페이스북이라는 것이다.

런던에서 만난 제시카(27세)는 남자친구가 ‘유튜브광’이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매일 유튜브에서 듣는 것도 모자라 좋은 음악 콘텐츠를 반드시 페이스북에 올려 친구들과 공유하는 게 취미”라고 전했다. “남자친구가 필요한 것을 웹에서 편하게 찾듯 영국 젊은이들은 언제나 필요한 정보와 콘텐츠를 웹에서 찾는게 생활화돼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현지에서 확인한 영국의 웹2.0 트렌드는 ‘실용(useful)’으로 상징된다.

 ◇‘구글 잇’에서 ‘tfl.gov.uk’까지=구글·마이스페이스·페이스북·MSN 메신저. 인터넷 좀 쓴다는 영국 젊은이들이 매일같이 드나드는 웹사이트다. 메신저로 대화하고 네이버·다음·싸이월드에 접속하는 우리네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영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구글은 생활이다. ‘구글 잇(Google it!)’이라는 말이 일반명사가 됐을 정도다. 검색서비스로는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한국으로 따지면 ‘네이버에 물어봐!’라는 의미다.

 하지만 영국의 정보 검색은 ‘구글잇’에 그치지 않는다. 구글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한 사용자가 다음으로 두드리는 곳은 ‘위키피디아’다. 여기서도 찾지 못하면 도움을 찾아 ‘페이스북’을 기웃거린다. 이마저도 시원찮다면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혜택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전문 인터넷 웹2.0 서비스의 도움을 받는다.

여행·뮤지컬 공연 등 문화 활동·스포츠를 좋아하는 영국인답게 티켓·교통·여행 등과 관련된 정보에 대한 욕구도 많다. 이 때문에 공연이나 경기 시작 전 팔리지 않은 티켓을 싸게 구매하는 ‘래스트미닛닷컴(www.lastminute.com)’ 여행 관련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론리플래닛닷컴(www.lonelyplanet.com)’을 비롯, 런던 인근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공공 사이트(www.tfl.gov.uk) 등도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만만치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옥스퍼드 거리에서 만난 로라(23세)는 “래스트미닛닷컴과 같은 웹서비스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매일 드나들 정도로 일상화돼 있다”며 “이러한 웹서비스의 특징은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정보 공유, 티켓 구매, 다른 서비스와의 연동 등이 매우 자유로워 실생활에 엄청난 도움을 준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기본’ 챙기면 틈새 보인다=영국에서 유튜브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국내 UCC 업계와는 사뭇 다르다.

사용자 참여와 개방을 표방하는 웹 2.0의 최전선에 서있는 UCC 서비스가 유독 국내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반대로 유튜브에 전 세계적가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현지에서 만난 영국인들은 유튜브의 인기 이유를 두고 “그냥 필요한 콘텐츠가 다 있으니까”라고 잘라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 현지 유튜브 서비스는 없는 게 없다. 음악·스포츠·드라마·영화 등 기존 콘텐츠에 사용자가 직접 만든 영상까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언어적 한계와 규제 등으로 지지부진한 국내 UCC 서비스에 유튜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저작권 갈등이라는 최대 난제가 가로막고 있지만 ‘모든 게 다 있어서 쓰임새가 많은’ 유튜브는 인터넷 서비스의 기본에 충실한 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영국 현지 젊은이들에게 각광받는 ‘래스트미닛닷컴’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페이스북’도 틈새를 파고들었다. 래스트미닛닷컴은 남는 비행기·공연·스포츠 등의 티켓을 시작 직전에 정보를 공유, 싸게 구매하는 웹사이트다. 로라는 “래스트미닛닷컴은 생활비가 매우 비싼 런던에서 돈이 많지 않은 이들의 요구와 딱 맞아떨어진다”며 “페이스북도 보수적인 영국에서 나이 많은 사람에 비해 소셜 스킬이 부족한 젊은이들의 커뮤니케이션 욕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런던(영국)=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