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간 바이러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침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사는 바이러스가 ISS에 있는 71대의 노트북PC 중 한 대에 침입했으며 현재 이 바이러스는 보안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치료됐다고 발표했다. ISS에서 발견된 웜 바이러스는 ‘W32.Gammima.AG’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이 바이러스는 사용자의 키보드 입력 내용을 복사해 온라인게임의 계정과 암호를 훔치는 비교적 위험성이 낮은 바이러스다. 온라인게임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크며 주로 로컬 드라이브나 이동식 저장 장치의 파일을 거쳐 감염된다.

 켈리 험프리스 나사 대변인은 “보안상 더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해 감염 경로에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우주인들이 쉬는 시간을 이용,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게임을 즐기면서 감염됐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ISS는 인터넷에 직접 연결하지 않고 e메일이나 동영상 자료의 송수신이 텍사스 임무통제센터(MSS)를 경유해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추측으로는 최근 억만 장자들이 우주여행 시 반입한 플래시 메모리나 USB 메모리 등으로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밝힌 험프리스 대변인은 “자주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예전에도 이 같은 일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ISS 업무 수행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ISS에 탑재된 71개 노트북PC 가운데 바이러스에 취약한 윈도 운용체계의 컴퓨터에 보안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인기자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