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웹기술 워크숍]웹 표준, 접근성 높여야

  “한국 인터넷은 거대한 인트라넷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의 웹이 비표준화, 웹 접근성의 미비 등의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웹의 발전은 물론 산업의 발전까지 저해될 것이란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는 “영국의 오픈 웹 운동을 보면서 한국의 웹 환경이 개별 이용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산업 자체의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미첼 베이커 모질라 재단 의장은 “한국의 웹은 표준이 아닌 액티브X를 광범하게 쓰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특수한 현상이며 호환성과 보안에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너무 앞선 한국 인터넷, 표준화엔 소홀=한국의 인터넷이 웹 표준을 지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의 인터넷이 지나치게 앞서서 발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다수였다.

옥상훈 한국어도비시스템즈 RIA컨설턴트는 “어디에도 그렇게 쓰라고 한 기능이 아닌데 다른 용도로 쓰다 보니 액티브X 같은 사례가 나온다”며 “더 나은 인터넷을 위해서는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표준이 광범위하게 쓰이는 원인을 정책에서 찾기도 했다. 미첼 베이커 모질라 재단 의장은 “정부 기관에서 터넷 액티브X 사용을 의무화하니 표준에 어긋난 액티브 X가 인터넷 환경 전반으로 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을 한국의 인터넷이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쏠림이 강한 원인으로 꼽았다.

◇금융권, e커머스 분야 문제 가장 심각=전문가들은 웹 표준을 지키지 않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분야가 금융권과 e커머스라는 데 동의했다.

신현석 시도우 웹표준추진팀장은 이 분야에서 필요한 공인인증서가 MS의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어 다른 브라우저 사용자들은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과 e커머스 분야는 인터넷 경제를 형성하는 주축이 되기 때문에 이 분야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는 금융기관의 공인인증서를 제공하는 금융결제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8월쯤 1차 공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김 교수는 “법에 공인인증서를 의무화했지 액티브X를 의무화한 조항이 어디도 없다”며 “그럼에도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웹 표준을 지키지 않는 서비스 사이트들에 대해서도 유사한 소송을 통한 강한 문제제기를 할 계획을 밝혔다.

◇포털 중심의 웹 표준화, 확산돼야=토론에 참가자들은 “대형 포털에게선 웹 표준화를 지키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현석 시도우 웹표준추진팀장은 “2005년부터 다음이 꽤 이른 시기에 메인 화면을 웹 표준화에 맞춰 제작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웹 표준화 준수의 중요성에 대해서 “새로운 OS가 나올 때마다 웹 제작을 새롭게 해야하는 문제에 봉착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표준화를 지켜야 한다”고 대답했다.

미첼 베이커 모질라 재단 의장은 “표준 재정이 중요한 까닭은 한 번 채택된 어플리케이션이 오랜 기간 웹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것은 인터넷 사용자의 편의성과도 직결되는 이슈”라고 해석했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