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부품소재 국산화율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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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전력전자 관련 핵심 부품·소재의 국산화율이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전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요구와 함께 부품·소재 선진국인 일본·독일 등의 전력분야 그린IT(GT)가 급진전했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와 전자부품연구원이 1일 발표한 ‘전력전자 부품·소재 발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력 관련 핵심부품 국산화율은 65% 가량에 그쳤다. 기초소재가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50∼70% 달하는 변압기·차단기 등 주요 중전기기 가격이 원자재가격 상승이란 파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사전 주문제작 계약 특성상 국가계약법 및 도매물가지수 반영 등으로 중전기기 생산업계가 채산성 악화에 허덕이며, 자체 개발은 엄두도 못내는 상황에서 더욱 수입의존도가 높아지는 악순환을 계속했다.

◇기초 기술력 약화·신뢰도 악화 동반=기초기술의 약화는 선진국 제품 대비 성능 및 신뢰도 악화로 곧바로 이어진다. 기초가 허약해지면서 업계도 신제품·신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뿐 기초기술 향상에 거의 투자 엄두를 못낸다. 특허출원과 등록건수와 같은 기초기술 연구개발(R&D) 관련 지적재산권 지표도 한국은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에 현저히 밀린다.

지난 97년부터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발전정지 사고의 40%는 발전기·변압기 등의 전기설비에 의해 일어났다. 불량 설비의 약 60%가 정비 불량이나 오작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설비 제작의 불완전, 부품의 열화 등 부품의 품질과 신뢰성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우리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세계시장 급성장 주시해야= 지난 2005년 세계 중전기기 수출입 규모는 7192억달러로 매년 평균 4.5%씩 성장해 오는 2010년에는 8963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특히 고유가 및 경제 성장 등에 따른 전력설비 확충으로 중동, 아시아, 남미지역 등 개도국의 중전기기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부품·소재의 국산화율 제고를 통해 기초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한 제품성능 향상으로 새로운 시장기회를 확보할 것을 요구받는다. 특히 대용량·고출력 캐패시터, 고효율 송·배전용 부품·소재, 고성능 전력변환 부품, GT용 전력전자부품 등의 선도적인 개발을 통해 신규 시장에서 기선을 잡을 필요가 크다.

◇ 향후 5년간 442억원 투입= 지식경제부는 이를 위해 핵심 부품·소재분야 원천기술 개발에 향후 5년간 442억원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기술개발 중점 분야는 △차세대 전력 공급망용 전력전자 부품·소재 △GT용 전력전자 부품·소재 △융합형 고신뢰성 전력전자 부품 등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국가적으로 전력 수급 안정화 기술을 확보하고, 친환경 글로벌 체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전력전자 부품·소재의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청사진이다.

조진우 에너지·나노소재연구센터장은 “전력계통에 사용하는 전력기기 부품들의 지능성, 고신뢰성 확보가 세계시장 확대에 필수적인 요건”이라며 “앞으로 전력기술과 IT·NT·ET·CT 등의 기술 융합을 통해 최종적으로 전력관리의 효율성 극대화 실현을 위해 고신뢰성 디지털 전력 부품의 개발 및 기술확보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