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T주 외국인 입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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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최근 1년간(2007년 3월 19일∼2008년 3월18일) 대형 IT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지분율 추이를 살펴본 결과, 외국인 지분율은 최소 1%에서 최고 27%까지 빠져나갔지만 주가는 대부분 상승했다.

같은 기간 거래소 외국인의 지분율도 38.4%에서 30.4%로 8%포인트 줄었지만 코스피지수는 10% 올랐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우리나라 지분을 팔았지만 연기금과 적립식 펀드를 통한 기관의 매수 영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외국인 팔아도 주가는 상승=외국인들이 많이 판 종목일수록 주가 상승률은 높은 종목이 대거 눈에 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인 사례.

양사는 이 기간 외국인 지분율이 각각 7.92%와 21.52% 줄었지만 주가는 각각 101%와 34% 가량 올랐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필립스가 이 기간 18% 넘게 지분을 팔았지만 오히려 수급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도 지분율이 8.7% 줄었지만 주가는 21% 상승했다. 현대차와 POSCO, 현대중공업 등 자동차, 철강, 조선업체도 외국인 지분이 줄었지만 모두 주가는 올랐다.

반면 외국인 지분율 추이가 1∼2%로 적었던 기업은 크게 하락하거나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2% 가량 외국인 지분율이 줄었지만 주가는 3% 내렸고, SK텔레콤도 1.3% 줄며 주가도 4% 빠졌다.

반면 하이닉스는 이 기간 외국인의 지분이 늘었지만 오히려 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하락해 외국인의 지분 비중이 상승을 전제하지 않음을 방증했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4년 이후 외국인의 국내주식 비중이 43%로 높았던 것이 지난 19일 현재 30.4%로 낮아지면서 외국인의 공백을 기관이 메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곽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이 줄며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축소됐고 외국인 지분 감소는 외국 사례를 비춰봐도 과거에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 증시와 시가총액이 비슷한 영국의 경우 32%, 유럽 30%, 일본 28%로 지난 2004년 43%는 매우 높은 수치였다는 것.

◇미국과의 동조화는 여전 왜?=이처럼 외국인의 국내 영향력은 줄었지만 미국 증시의 동조화는 여전한 게 사실이다. 이달 들어 월요일이면 전 주말 뉴욕증시의 영향을 받아 증시가 여지없이 내림세를 기록하곤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국내기업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융위기가 단순히 미국 금융기업의 실적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일본의 실물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강력한 매수 주체로 떠오른 기관조차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줄었다 해도 우리 증시에서 30%의 높은 비중을 차지해 지난해처럼 신흥시장 증시로 이동하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외국인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투자세력이다”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