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NS 세대 `피로증 증후군` 호소

 # ‘이젠 시시해.’ 27세 루시는 마이스페이스 계정을 만들었다가 지난해 11월 해지했다. 대신 그는 ‘광고없는’ 블로그 사이트로 둥지를 옮겼다. 매월 6달러를 내야하지만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하다. 20세 파가니도 5년 이상 몸 담아왔던 마이스페이스를 떠났다. 그는 “마이스페이스에서 내 삶은 계속 ‘광고’로 도배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웹2.0의 총아로 주목받았던 커뮤니티 사이트(SNS)에 대한 ‘피로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광고 효과도 떠들썩했던 만큼 크지 않아 서비스 사업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커뮤니티 피로증은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등 국내 유사 사이트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11일 비즈니스위크는 ‘마이스페이스 세대는 지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과대 포장된 SNS의 허와 실을 짚었다. 마이스페이스는 미국 최대 SNS다. 우선 SNS 체류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컴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지난 4개월간 SNS의 1인당 평균 체류 시간은 14%나 하락했다. 방문자 수도 줄었다. 마이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7200만명이 방문, 정점을 찍은 후 12월에는 6890만명이 방문했다.

 SNS 기반 온라인 광고 시장 성장세도 기대 이하다. 구글이 지난 2006년 향후 3년간 뉴스코프의 마이스페이스에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는 대가로 무려 9억달러를 지불키로 했는데, 광고 수주량이 적어 애를 태우고 있다. 뉴스코프의 최근 분기 매출이 87% 증가한 2억33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6200만달러는 구글이 보장한 온라인 광고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구글의 4분기 순익은 월가의 기대 수준에 못 미치는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팀 반더후크 스페서픽 미디어 CEO는 “그동안 SNS의 광고 시장 전망이 너무 ‘장밋빛’ 일색이었다”고 지적했고, 일부 광고 대행사 관계자들은 “SNS 광고 시장은 온라인 광고 시장의 틈새 시장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참담한 전망까지 내놓았다.

 문제는 광고 효과다. 보통 온라인 광고 클릭률은 1만명당 20명은 된다. 그런데 SNS 광고를 클릭하는 사람은 1만명 중 평균 4명 뿐이다. 게임업체 그린스크린의 마크 세리메트 사장은 “이 같은 클릭률로는 돈을 낼 수 없다”며 최근 마이스페이스 광고를 중단했다.

 이 같은 사정은 2위 업체인 페이스북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커뮤니티 친구들의 구매 목록을 보여주는 새로운 온라인 광고 ‘비컨(beacon)’을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다. 비컨의 첫 번째 광고주 코카콜라는 벌써 광고하기를 꺼리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우리가 아직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광고하고 돈을 버는 방법을 모를 뿐”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오웬 반 나타 COO도 “커뮤니티 사이트의 실험과 혁신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시장을 낙관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