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영화 다운로드 사업 포기”

 월마트가 작년 2월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영화 다운로드 사업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접었다.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는 DVD 판매 감소의 대안으로 주목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마트는 최근 영화 다운로드 사업에서 철수키로 하고 지난달 21일 관련 사이트를 완전 폐쇄했다. 월마트 측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마트의 기술 파트너인 HP는 “예상보다 성과가 나질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사업이 불확실성이 크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 사업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다운로드 서비스에 필요한 장비·기술 등을 공급해온 HP 역시 관련 사업을 다시 하지 않기로 했다.

월마트가 작년 2월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게임의 법칙이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월마트가 대형 유통 업체인데다 할리우드 영화와 유명 방송 프로그램을 대거 확보한 뒤 시장에 뛰어들어 불법 다운로드로 피해를 입고 있는 2차 판권 시장(DVD·비디오)을 보완할 모델이 될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월마트 진출 후 베스트바이와 블록버스터 등이 다운로드 서비스에 가세하기도 했다.

이번 월마트의 철수가 수익성 때문이긴 하지만 월마트의 준비 부족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사업 모델인지 판단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의 다운로드 사업 철수 직후 디지털 음악 시장을 개척한 애플이 20세기 폭스와 손을 잡고 영화 다운로드 사업에 나설 계획이란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월마트의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미디어플레이어 기반으로 제공됐으며 복사를 할 수 없게 제한을 걸었다. 신작의 경우 영화 한 편 가격이 14.88달러였으며 TV 프로그램은 회당 1.96달러였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