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이슈 진단]책 정보흐름 주도 `아마존vs­구글`

  미국 유력 잡지 포천의 데이비드 커크패트릭 편집장은 2006년 IT 시장을 전망하면서 “구글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아마존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구글의 고도 성장이 계속되면서 그의 예측은 빗나간 것으로 판정받았다. 그러나 아마존과 구글은 원했던 원치 않았던 ‘숙명의 라이벌’임에는 틀림없다.

시작은 달랐지만, 두 회사는 ‘책’이라는 지점에서 여러 차례 격돌하고 있다. 책이라는 정보 덩어리의 흐름을 누가 쥐냐를 두고 두 회사의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아마존은 책 내용을 검색해주는 ‘서치 인사이드 더 북’, 책을 페이지 단위로 판매하는 ‘아마존 페이지’, 종이책을 구입한 고객은 온라인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아마존 업그레이드’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구글 역시 전 세계 도서관의 책을 스캔해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글 북 서치’를 추진 중이다. 저작권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발끈해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지만,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의 마음도 결코 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에는 아마존이 전자책 리더 킨들을 내놓고 전자책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 역시 대형 출판사와 협력, 구글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서적을 전자책 형태로 유료로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2년 전부터 ‘구글 북 서치 파트너 프로그램’라는 전자책 장려 사업도 진행해왔다.

아마존은 검색엔진에 직접 투자하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베조스 CEO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의 검색 엔진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데다 구글로부터 검색어 구매 비용이 급증하자 검색엔진 자회사 A9을 2004년 설립했다. 구글 검색엔진이 웹 페이지 간의 링크 관계를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아마존은 사용자의 웹서핑 기록을 분석, 개인 취향을 반영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데 무게 중심을 둬 관련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아마존은 현재 A9을 쇼핑 및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특화한 검색 엔진으로 진화시키고 있으며 아마존 광고 프로그램 ‘클릭리버 애즈’, 검색 결과를 공유하는 ‘오픈 서치’ 등의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묻고 답하는 형태의 새로운 검색 서비스 ‘애스크빌(askville.com)’을 선보였다.

구글과 아마존은 한바탕 신경전도 치렀다. 구글이 지난해 아마존 검색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자회사 A9의 CEO 우디 맨버를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데려간 것이다. 3개월 뒤 아마존은 구글과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끊었다. 아마존은 온라인 순위 정보 웹사이트 ‘알렉사’와 검색엔진 ‘A9’에 일부 써왔던 구글 검색엔진을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라이브’를 채택한 것이다. 외신들은 구글이 너무 커버리자, 아마존이 견제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회사의 신경전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