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박영운 하이앤지 사장

[이사람] 박영운 하이앤지 사장

 “단기적으로 몇만명의 사용자를 모으는 목표를 세우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지트로’에서 생활하며 하이앤지와 함께 갈 수 있는 마니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다음달 1일 온라인 가상현실 서비스 ‘아지트로’의 공개시범서비스(오픈베타)를 실시하는 하이앤지의 박영운 사장(39)은 중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아지트로는 하이앤지가 구상하는 사업의 첫 번째 프로젝트일 뿐이지 자사의 모든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지트로와 관련한 캐릭터·라이선스·에듀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아지트로를 디지털 콘텐츠 유통 허브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박 사장은 사람들이 아지트로를 린든랩의 3차원(3D) 가상현실 ‘세컨드라이프’와 비교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세컨드라이프는 3D 아바타 등을 내세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게임성이 강화됐지만 아지트로는 사용자간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게 하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적 측면이 강합니다. 3년내 사용자 취향에 따라 모일 수 있는 마을이나 도시를 40개 정도 건설하면 더이상 세컨드라이프와의 1대 1 비교는 힘들어질 겁니다.”

 그는 아지트로에서 발생한 가치를 다시 아지트 내부에서 소비하며 확대 재생산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우리나에선 감성적인 SNS가 중요합니다. 사용자 취향·취미·관심사에 따라 서로 교류하는 과정이 생길 것이고 그 와중에서 아이템 거래 같은 것도 생길 겁니다. 사람간의 가치가 아지트로에서 선순환을 이룰 것입니다.”

 최근 국내 최대 SNS 서비스인 싸이월드의 사용 시간이 줄어들면서 국내 SNS 서비스가 쇠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오히려 사람들이 이전과 다른 차원의 SNS를 원하는 징후라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영화 매트릭스, 싸이월드 등 다양한 공간에서의 자기 표현인 이른바 ‘멀티-미(multi-me)’가 더이상 생소한 개념이 아닌 시대가 왔습니다. 우리도 비공개 테스트로 사용자 끼리끼리 뭉칠 수 있는 가상공간과 새로운 표현 방식 등을 원한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아지트로가 새로운 SNS 서비스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는 “우리의 경쟁사는 나이키”라며 농담을 던졌다. 나이키는 사용자가 외부 활동을 많이 해야 수익을 얻지만 아지트로는 그 반대라는 뜻이다. “아지트로의 모토는 가상현실로 세상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큰 목표지만 차근차근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