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보통신총괄 군살 뺀다

 삼성전자가 정보통신 사업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1일자로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조직개편은 삼성전자 각 사업부를 넘나드는 조직통합 및 인력 재배치, 감원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대규모 후폭풍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경영진단팀은 지난 10일 수원사업장에서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지난 2개월여 간 벌여온 경영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경영진단팀(팀장 김봉영 전무)은 이 자리에서 “정보통신총괄 임직원들이 휴대폰·와이브로 사업 등을 통해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온 주역들이지만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사업과 조직의 경쟁력을 배가할 수 밖에 없다”면서 “결과에 대해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이달 중으로 확정, 시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경영진단팀은 ‘애니콜’로 대변되는 휴대폰 사업이 저가폰 확산·이익률 하락 등 격화되는 경쟁 환경에 맞지 않는 비효율적 구조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개발·상품기획·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하는 조직이 통신연구소·상품기획팀·전략마케팅팀·애니콜영업팀 등으로 나뉘어 중복으로 진행하고 있는 반면, 지역이나 계층별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글로벌 마켓인사이트 기능은 상당히 부족하다며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무선사업부는 상품기획팀과 전략마케팅팀이 통합되고 국내영업사업부의 일부 휴대폰 상품기획 및 마케팅 역할이 통합팀으로 옮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경영진단팀은 또 실적이 극히 부진한 와이브로와 WCDMA,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장비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계사업은 철수·이관하고 주력 사업군을 정할 것을 주문했다.

 따라서 중복사업에 대한 손질과 이들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네트워크사업부의 전면 재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해외 생산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현지 생산법인과 구매·발주·공급 등을 조율할 수 있는 글로벌 운영 조직을 확충하고 해외 공장을 추가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같은 사업 및 조직개편은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해 기존에 통보된 인원 이외에 추가 퇴직자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경영진단은 그 결과에 따를 대책방향이 수립되면 곧바로 실행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르면 내달 1일께 조직개편 및 인사 조치가 단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종안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조직개편 방향은 가닥이 잡혔다”면서 “재도약을 위한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연·서동규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