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시티즌 마케터

 ▦시티즌 마케터/ 벤 맥코넬·재키 후바 지음, 우병현 옮김, 미래의창 펴냄

 인터넷의 발달로 오늘날 전 세계 네티즌은 언제 어디서나 수 많은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며 필요에 따라 가공하고 수정한다. 또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블로그·소셜 네트워크 서비스·1인 미디어 등 소위 웹2.0을 바탕으로 한 참여와 공유에 의해 전혀 새로운 현상들이 창출되고 있다.

 커피숍과 사무실·가정·기숙사·공항 대기실에서 노트북 PC와 휴대폰을 사용하는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이 1인 방송과 1인 출판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책이 훌륭하다’ ‘이런 노래가 듣기 좋다’ 등 자신의 생각을 적어놓은 블로거, 자신이 썼던 제품의 효용을 이야기하는 네티즌…. 이들 평범한 시민이 기업 마케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지난 세기가 ‘매스 마케팅’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시티즌 마케팅’ 시대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개개인의 입소문이 자연스럽게 여론을 형성하며 이 여론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한 개인이 자신이 구입한 글로벌기업의 PC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웹을 통해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1년 만에 1000만회가 넘는 인용 횟수를 기록하며 그 회사 주가가 45% 떨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나, 한 시리얼회사가 TV 광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음에도 매출이 제자리였는데 두 대학생이 10분만에 재미로 만든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져나가며 패러디에 패러디가 꼬리를 물고 일부 시리얼 제품이 최고 인기 상품으로 등극한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새로운 문화와 경영 방식에 관한 보고서이자, 오늘날 싹트기 시작한 소셜 미디어의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새로운 마케팅 모델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의 전통적인 개념이 평범한 시민인 시티즌 마케터에 의해 민주화되고 있는 현장을 소개한다.

 이 책은 웹2.0을 단순히 새로운 웹이나 UCC 동영상으로 보지 않고 인쇄 혁명, 라디오·TV 혁명에 이은 새로운 미디어 혁명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책 속에는 웹으로 다자 공유, 협업이 창출되는 여러 사례들, 예를 들면 △매일 6만5000개의 동영상이 새롭게 올라오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전 세계적으로 1억개에 근접하고 있는 블로그 △공기 오염 모니터와 송수신기를 통해 그 위치와 이동 경로를 구글 위성지도에 나타냄으로써 각 지역의 오염지수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생물에 대한 블로그 등 흥미로운 현상에 관한 내용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현상에 관한 리포트만이 아닌 참여와 동기, 그리고 형태, 미래 미디어의 역할 등에 관한 다양한 분석이 뒤따르고 있어 새로운 미디어, 마케팅 패러다임을 알고 싶어하는 독자에게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1만2900원.

 김현민기자@전자신문, min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