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중국 자본 `한국게임 사냥`

 중국 게임자본이 한국시장에 몰려오고 있다.

 일본·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가세하면서 앞으로 한국 게임을 잡기 위한 외국 자본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차이나닷컴·광통 등을 거느린 중국 CDC가 국내 게임 투자를 본격화한데 이어, 중국 최대 메신저·포털인 QQ닷컴의 모회사인 텐센트도 한국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나스닥·홍콩증시 등에 상장되면서 막대한 자금을 끌어 모은 이들 중국기업은 한국산 게임 판권을 직접 사들여 전 세계에 퍼블리싱하거나, 아예 개발단계에 있는 게임에 지분 투자해 향후 상용화 수익을 노리는 등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나섰다.

 CDC의 게임자회사인 CDC게임즈는 이미 한국에 투자한 금액이 드러난 것만 2000만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엠게임에는 지분투자로 500만달러를 비롯해 ‘열혈강호’ 재계약과 ‘풍림화산’ 퍼블리싱에 각각 500만달러씩 모두 1500만달러의 목돈을 쏟아부었다. CDC게임즈는 신생 개발사인 고릴라바나나가 개발 중인 ‘레드블러드온라인’에도 15억원을 투자해 놓은 상태다.

 한국법인인 씨디시게임즈(대표 박종철)까지 설립한 CDC는 올해 말까지 무려 20개가량의 한국 온라인게임 판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 대로라면 퍼블리싱 판권료에만 줄잡아 수천만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철 사장은 “많은 업체와 게임을 만나고 있으며, 가능성있는 게임을 되도록 많이 확보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사무소를 개설한 텐센트도 이달 말 서울에서 대대적인 로드쇼를 열고,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직접 소싱해 퍼블리싱하는 사업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텐센트는 네오위즈게임즈의 1인칭슈팅(FPS)게임 2종의 중국 퍼블리싱 판권을 한꺼번에 사들였으며,이달 말 추가적인 판권 확보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중국 게임자본의 국내 유입으로 한국 게임산업이 글로벌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한편에서는 소규모 전문 개발사를 주축으로 한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텃밭이 거대 자본의 힘을 앞세운 외국 손에 장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재민 바이넥스트캐피털 게임투자부장은 “국내 게임 전문 투자기관들이 보기에도 최근 중국자본의 행보는 매우 위협적”이라며 “한국 게임기업도 자본 논리에 맞설 수 있을 정도의 덩치와 자금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