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 또다시 기승

 ‘강원랜드보다 높은 확률’ ‘24시간 환전 보장’ 등 터무니 없는 내용의 유혹적인 문패를 내건 온라인 도박사이트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일 관련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올 초 개정 게임산업진흥법 시행과 정부·검경 합동 단속반의 전방위 단속으로 한동안 줄어드는 듯했던 도박사이트가 최근 무차별적인 e메일 살포 등으로 속속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급속 유포되고 있는 사이트 중 한 곳인 ‘OOO바카라’는 아시아게임협회란 유령 기관을 내세워 말도 안되는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다. 아시아게임협회가 관리감독을 한다고 버젓이 내세우고 있지만 이런 협회는 존재하지도 않으며 어떤 형태의 이용자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해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또 다른 사이트인 ‘실전 XXXX’는 해외에서 운영되는 서버임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있다. 홍콩·버뮤다 제도·필리핀 등지에 서버가 있음을 알리면서 한국 실정법과는 무관하게 도박을 즐기고 그 결과물을 현금화할 수 있다며 유혹의 손길을 뻗고 있다.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의 뿌리가 잘 뽑히지 않는 사례는 최근 1∼2개월 단위로 계속 단속, 폐쇄되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는 사이트 ‘굿△△(good###.homeip.net)’에서 확인된다. 이 사이트는 단속될 때마다 ‘굿△△1’ ‘굿△△2’와 같은 파생URL를 계속 생성해 서비스하면서 공권력을 비웃고 있다.

 특히 최근 번지는 대부분의 도박사이트는 공중인터넷망에의 접속으로 이용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자기 PC에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개인정보 유출과 자산 피해의 덫이 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보안상 취약성을 가진 프로그램일 가능성이 높은데다, 설치 뒤 게임 접속 때 입력하는 개인정보가 어떻게 관리되고 처리되는지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정보보안 전문가는 이 같은 불법 도박사이트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안전성을 인증받지 않은 무허가 프로그램으로 일단 내려받지 않는 것이 PC 안전은 물론이고 개인정보보호에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기만 게임물등급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0월 출범 뒤 24시간 불법게임물감시센터와 모니터링팀을 가동해 총 600여건을 적발, 이 중 421건을 사이트 폐쇄하거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끊임없는 모니터링과 단속밖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인이용자가 보다 성숙한 인터넷 활용 의식을 갖고 이런 사이트의 유혹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