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비교 쇼핑몰 사기 구멍은 네이버?

 네이버지식쇼핑, 에누리닷컴, 다나와 등 인터넷 쇼핑의 관문 역할을 하는 가격비교 시장 3강 가운데 네이버지식쇼핑이 사기 쇼핑몰 대책이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나와, 에누리닷컴 등 전문업체는 제도적이고 지속적인 사기 쇼핑몰 견제를 보여 대비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사기쇼핑몰 인더드림 사건에서 피해자 중 90% 정도가 네이버지식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매했으며 에누리닷컴와 다나와는 피해 정도가 미미하게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더드림은 올해 4월부터 인터넷쇼핑몰을 차리고 에어컨을 사전 예약판매한 후 실제 제품을 공급하지 않은채 지난주 사이트를 폐쇄한 사기쇼핑몰이다. 피해규모는 1000여 건에 6억원대로 추정된다. 이 중 신용카드 결제나 보증보험을 통한 구매는 소비자가 직접 피해를 받지는 않았지만 현금 결제를 한 300여 건은 구제할 방법이 없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의 정지연 팀장은 “피해자 300여 건 중 90%정도가 네이버의 가격비교를 통해 인더드림을 알고 구매한 사례”라고 말했다.

◇고도화된 사기쇼핑몰=인더드림은 지난 2월 통신판매업신고를 마친데다 소비자피해보장보험도 가입했으며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토록 하는 등 겉보기엔 법적 안전장치를 갖췄다. 네이버지식쇼핑 등 가격비교사이트들로선 인더드림이 입점시킬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이 회사는 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해 단기간에 집중 노출시킨 후 돈만 챙기고 잠적하는 수법을 썼다.

특히 가격비교 시장을 이끄는 3강 업체 중 유독 네이버지식쇼핑에서 가격 비교를 한 소비자만 피해를 입었다. 한 네티즌(아이디 2jijin)은 “네이버가격비교가 아니었다면 인더드림을 알지도, 믿고 거래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네이버지식쇼핑은 이번 사건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 전자상거래센터 정 팀장은 “(구매 중계 책임을 물어) 네이버를 걸고 싶어도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업체 신뢰 ‘한 수 위’=네이버지식쇼핑과 마찬가지로 마이너 가격비교사이트들도 ‘인더드림’을 통제하지 못했지만 메이저인 에누리닷컴과 다나와는 사전에 이를 막았다.

에누리닷컴은 인더드림을 이달 3일 입점시켰다가 4일 가전제품군을 퇴점시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입점후에도 모니터링을 통해 불량업체는 퇴점시킨다”며 “인더드림은 최저가가 많아 확인해보니 현금 구매를 유도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나와는 인더드림을 입점시키며 아예 ‘다나와를 통한 구매는 100% 서울보증보험 처리할 것’을 명시했다. 다나와의 정세희 차장은 “일부라도 우려가 있을 경우 (모든 거래에 대해)보증보험 선택을 강제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벌써 7∼9년씩 가격비교 서비스를 제공해온 전문업체와 최근 2년새 진입한 포털과의 능력 차이”라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