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업 블로그를 주목할 이유

 기업과 소비자 간에 ‘기업 블로그’라는 새 소통 수단이 열렸다. 기업 블로그는 고객이나 직원과의 1 대 1 의사소통으로 홈페이지보다 친밀감있게 기업 소식을 전달하고 소비자 불만을 해소한다. 기존 대중매체 광고 등에 비해 돈도 적게 든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채널나인’이나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최고경영자(CEO) 블로그 등 유명 블로그가 포진한 해외에 비해 그동안 국내는 성과가 미미했다. 그러나 최근 몇 기업을 중심으로 서서히 활성화 조짐이 보인다. 삼성전자가 직원 간 의사소통과 화합을 위해 도입한 사내 블로그나 중소 규모 출판사 등에 확산되는 블로그 마케팅 등이 대표적 사례다.

 기업 블로그라는 수단이 갖는 힘의 본질은 ‘네트워크’다. 블로그는 글끼리 직접 연결하는 트랙백 등으로 블로거들과 한 이슈 사이에 긴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강제적이진 않지만 가입자 기반인 커뮤니티 이상의 유대감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 블로그, 혹은 블로고스피어에 나타난다.

 서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블로거들이 만났을 때 아이디 하나만으로 유대감과 동질감을 확인하는 모습에서 블로그 네트워크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관계는 개인과 개인이 아닌 블로그를 통한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날 것이다.

 물론 기업 블로그를 통한 소비자와의 네트워크 형성이 기업 성공의 필수조건이라고 볼 수는 없다. 기존 광고나 홈페이지도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좋은 가교를 형성한다. 그렇지만 많은 기업에 이 같은 통로는 홍보 수단을 넘어서지 못한다. 소비자도 일방적인 홍보로만 여긴다. 이 점에서 기업 블로그는 새 가능성을 열어준다. 기업을 더욱 친밀하게 여길 수 있는 유대감을 심어주며,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블로그를 시작한 기업들도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힘을 경쟁사에 앞서 깨달은 셈이다. 이들 기업이 앞서가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우리 기업 CEO들도 이쯤에서 조너선 슈워츠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가 홍보 담당자에게 했던 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겠다. “리눅스 개발자들하고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서 리눅스월드에 광고할 필요가 있나요? 제 블로그 독자가 리눅스월드보다 더 많은데요.”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