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개SW 개발자는 우물 안 개구리?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는 이렇게 많은 우수 자바 개발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자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지요.”(선마이크로시스템스 마이클 더글라스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

 참여와 공유를 핵심 근간으로 하는 오픈 소스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커뮤니티 역할은 중요해지고 있지만, 영향력 있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서 국내 개발자들의 커뮤니티 활동은 매우 저조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개발자 커뮤니티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파치, 제이보스, 리눅스, 자바, 모질라 등 주요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서 소스 코드를 고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개발자는 1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프로젝트 리더격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10명도 채 안될 정도로 활동이 미미하다.

 김근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전무는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인 개발자가 1000명이라면 우리나라는 1명 정도 밖에 안되는 수준”이라면서 “언어 등 장벽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의 경우는 리눅스 등 각종 오픈 소스 프로젝트 등에서 우리나라보다 100배 이상 많은 개발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자바 관련 개발자들은 약 6만∼7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국제 커뮤니티나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서 적극 활동하고 있는 개발자는 자바 챔피언으로 선정된 1명과 자바넷 블로그를 운영하는 1∼2명 등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리눅스 프로젝트에서 메인테이너(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도 NHN의 1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별로 진행 중인 커뮤니티 내 자바 관련 프로젝트를 단순 비교해도 중국 90개, 일본 16개에 달하지만, 한국 3개 뿐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각종 오픈 소스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표준화 단체에 주요 멤버로서 활동한 실적도 저조한 데다 ‘풀뿌리’ 개발자들도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데 소극적이어서 오픈 소스 시대에도 SW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옥상훈 JCO 회장은 “국내 개발자들은 대부분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확인하거나, 기술 관련 자료를 다운로드하는 수동적인 참여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면서 “블로그를 개설하거나, 기술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참여에 대한 고민을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HP 김우진 과장(전 리눅스원 사장)은 “버추얼아이온이라는 회사는 젠(ZEN)이라는 가상화 기술을 개발하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직원의 30%를 배치했고, 프로젝트가 성공하자 관련 툴을 시장에 선보여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면서 “국내 개발자들이 오픈 소스 프로젝트 커뮤니티에 참가해 전세계적으로 개발 능력을 인정받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개SW 정책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