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개발자를 우리편으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계가 소프트웨어(SW) 개발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DBMS 업체들은 제품 판매를 위해 그동안 시장 친화적인 마케팅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으나, 최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개발자들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개발자들이 제품 구매 의사 결정의 키 플레이어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DBMS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13만명으로 추산되는 SW 개발자를 우군으로 만들기 위해 파격적인 전략을 내놓는 등 본격적인 개발자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공짜는 기본=큐브리드는 최근 영구 DBMS 라이선스 무료 정책으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큐브리드 무료 라이선스 정책의 핵심은 개발자 확보다. 큐브리드는 DBMS를 무료로 공급해 3년내 SW 개발자의 40% 정도가 자사 제품을 사용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강태헌 큐브리드 사장은 “필드의 SW 개발자만 큐브리드에 우호적으로 변화돼도 시장점유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며 “SW 개발자들의 반응을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 개발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DBMS 메이커인 한국오라클은 한 발 더 나아갔다. 한국오라클은 올해 초 개발자들을 겨냥한 무료 DBMS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SW 개발자에게 DB 개발 툴을 무료로 공급하기로 했다.

 고성호 한국오라클 본부장은 “DBMS 시장의 포화로 업체 간 윈백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실제 DBMS를 사용하고 평가하는 개발자들이 제품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SW 개발자 지원 제품과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IBM도 개발자들을 겨냥한 무료 DBMS를 시장에 내놓고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 강화=개발자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책도 강화되는 추세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DBMS 사업부 내에 개발자 커뮤니티 전담팀을 만들어 자사의 DBMS인 ‘SQL서버’ 관련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전사 차원의 개발자 핵심 커뮤니티 지원 프로그램인 MVP 프로그램에서도 DBMS를 강화하는 추세다.

 오세용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현재 4명인 DBMS MVP를 연내 11명으로 늘릴 것”이라며 “DBMS는 MVP 프로그램 내에서도 역점을 두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MVP는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핵심 개발자를 일컬으며, 국내에서는 75명의 MVP가 활동중이다.

 한국오라클은 오라클테크놀롷지네트워크(OTN)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매월, 매분기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 행사를 벌이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연계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규모면에서 밀려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지만, 최근 고객 수가 늘어나는데다 외국계 업체들과의 전면전에 대비해 개발자 커뮤니티를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김기완 알티베이스 사장은 “현재 홈페이지에서 운영중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개발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대규모 고객 행사 등을 통해 개발자 커뮤니티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당 경쟁 유발 우려=일각에서는 DBMS 업계의 적극적인 개발자 지원 정책이 SW 시장의 과당 경쟁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발자 확보라는 이유로 무료 DBMS 공급을 확대하면 ‘SW는 공짜’라는 인식이 다시 확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오픈소스 DBMS에 이어 일부 업체가 무료로 DBMS를 공급하면서 과당 경쟁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개발자 확보 경쟁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