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요` 프로젝트는 돈먹는 하마?

정부 주도의 한국형 리눅스 개발사업인 ‘부요’ 프로젝트가 아무런 성과없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원장 고현진)은 지난해에만 부요 프로젝트에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부요 상용화는커녕 테스트용 베타 버전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흥원은 지난해 국내 대표적인 리눅스 업체 6곳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30여명의 개발자를 지원받아 부요 프로젝트 1차 사업 성과물로 ‘부요 1.0’을 내놓았으나 필드테스트도 안 된 알파 버전 수준으로 판명됐다. 개발에 참여했던 한 업체 사장은 “부요는 레드햇이 추진하는 페도라 프로젝트를 한글화한 수준으로 시장에서 아무런 쓸모가 없다”며 “이마저도 공식발표 전에 개발을 마무리하지 못해 외부 업체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진흥원의 요청으로 부요 1.0 개발을 마무리한 리눅스 업체 관계자는 “1차 사업비의 10분의 1만 있어도 부요보다 훨씬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석·박사급 고급인력을 대거 투입한 결과물이라 믿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자금 사용처와 관련해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개발에 투입된 인력의 인건비 산정 과정에서 업체들이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업체 사장은 “진흥원이 인건비 명목으로 돈을 줄 수 없다고 밝혀 업체들은 불필요한 컴퓨터와 서버를 구매하는 등 편법을 통해 인건비를 영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부요 무용론이 힘을 얻고 있다. 부요가 업무용으로 사용되지 못할 뿐더러 시장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정부가 불필요한 리눅스 운용체계(OS)를 만들어 리눅스 업체들의 입지를 좁혀놨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리눅스 업체 사장은 “어렵게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을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정부가 나서서 경쟁 제품을 만들었다”며 “진흥원은 당장 부요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