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이트, 맥스터 전격 인수`…국내시장 영향

세계적인 하드디스크업체 시게이트테크놀로지가 지난 21일(현지시작) 경쟁업체 맥스터 인수를 결정하면서 국내 하드디스크 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시게이트는 국내 지사 없이 총판을 통해 영업 중인데 반해, 맥스터는 국내 지사를 운영하고 있어 대표지사 설립 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시게이트와 맥스터가 합쳐지면 단순 계산해도 국내 점유율이 40%가 넘어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위상 변화도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시게이트·맥스터 등 관련 업계는 이번 합병이 워낙 전격적으로 이뤄져 공식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합병에 가장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맥스터코리아는 본사나 AP 지사로부터 아직 어떤 언질도 받지 못해 공식 답변을 자제하고 있다. 맥스터코리아 측은 “어제 외신을 보고 합병 사실을 알았다”며 “지금 회의와 함께 AP쪽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어 조만간 입장 표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게이트 관련 업체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 국내 시게이트 총판인 ‘오션테크놀로지’는 이번 합병에 따른 손익 계산이 한창이다. 오션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일단 내년 2분기까지는 각자 영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합병이 마무리되는 3분기 이후에는 국내에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업체도 이번 합병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맥스터가 국내 시장점유율이 낮아 시장에 그다지 영향이 없겠지만, 합병 이후 시게이트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에 대비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2∼3위 수준인 웨스턴디지털코리아도 손익 계산 등 사태 파악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에 대해 물량이 중요한 OEM 시장은 영향을 받겠지만 국내 소매시장의 경우 맥스터 점유율이 별로 높지 않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인치 등 마이크로 하드디스크가 새로운 수익처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3.5인치 하드디스크만을 생산하는 맥스터를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게이트가 맥스터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받기에는 맥스터 라인업이 너무 부족하다”며 “이에 OEM 시장에는 영향이 있겠지만 소매, 소형 가전시장 등에는 별다를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