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한국의 20/20클럽

[화제의 책]한국의 20/20클럽

 20/20클럽은 본래 야구에서 한 시즌 홈런 20개, 도루 20개의 호타준족(好打駿足)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상장기업 중에서 지난 5년간 매출 20%, 순이익 성장률 20%를 기록한 이른바 경제분야 20/20클럽의 성장비결을 심층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저자는 우선 국내 상장거래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매출액과 순이익 성장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한국의 20/20클럽으로 현대모비스, 엔씨소프트, LG필립스LCD, 미창석유공업, 케드콤, 유니퀘스트 등 21개 기업이 나타났다. 극심한 시장경쟁 속에서 이익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성공기업들의 비밀은 무엇일까.

 모든 경영자들이 꿈꾸는 최상의 성장이란 외형과 내실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수익을 동반한 성장으로 귀결될 수 있다. 컨설팅회사 베인&컴퍼니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8000여 기업 중에서 오직 9%만이 매출과 수익 측면에서 5.5% 이상의 성장을 일궈냈다고 한다. 또 세계 CEO들의 4분의 3에 달하는 응답자가 수익을 동반한 성장이야말로 기업경영에서 가장 어렵고도 핵심적인 이슈라고 대답했다. 문제는 실제 경영현장에서 이를 달성하기란 하늘의 별만큼 어렵다는 데 있다.

 저자는 20/20클럽의 구체적인 성공비결로 경쟁이 없는 미답의 시장을 개척하는 블루오션전략, 고객 만족을 넘어선 고객 섬김의 정신, 10년을 내다보는 준비, 문화창조, 직원들의 오너쉽, 틈새시장 발견, 모순의 경영, 고객과 직원의 커뮤니티, 장수하는 1등 브랜드, 돈되는 사업으로 지속적인 변신이라는 10가지 조건을 꼽는다.

 또 사업환경이 불확실한 편인 코스닥시장에서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흑자를 낸 25개 기업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20년 지속 흑자기업, 한국형 100년기업, 한국의 장수 CEO 등에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각종 경영 데이터를 단순 나열하는 대신 다양한 사례와 심층분석을 통해 한국형 기업들의 성공비결을 제시한 것이 이 책의 큰 의의다. 생존만도 버거운 경영현실에서 기업의 외형과 내실을 고루 성장시킨 기업들의 성공담은 보는 이에게 희망을 준다.

 남대일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1만3000원.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