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인증]TTA가 보장한 명품SW 보지도 않고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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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소프트웨어(SW)에도 품질 시대가 열렸다.

외국계 기업에 안방을 내 준 국내 SW업체들이 반격의 카드로 굿소프트웨어(GS) 인증을 꺼내들었다.

GS인증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각종 테스트를 통해 SW의 품질을 보장하는 일종의 국가 공인 품질인증 마크다.

국내 SW업체들은 GS인증을 발판으로 국산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서도 통하는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업계, “품질만이 살 길”=국산 SW업체들은 그동안 규모의 영세성과 품질 저하로 외산 제품에 철저하게 밀렸다. 이는 저가 경쟁에 따른 수익 악화로 국내 SW업체들을 벼랑끝으로 내몰았다.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도 이제 한계에 부닥쳤다.

국내 SW업체들은 올해 들어 연구개발(R&D)를 통한 품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외산 SW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인맥으로 한계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걸리고 어렵더라도 품질 개선을 통해 정면 승부해야 한다는 인식이 싹텄다.

조풍연 메타빌드 사장은 “국산이라고 무조건 써달라고 요구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SW업계 스스로 품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SW업체들은 서둘러 GS 인증을 획득했다. GS인증 검사를 맡고 있는 TTA에 따르면 올해 GS인증을 받은 국산 SW는 11월말 현재 120개. 이는 이 제도가 처음 시작된 지난 2001부터 지난해까지 인증을 받은 총 SW(118)보다 많은 숫자다. 그만큼 올해 들어 GS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500개 넘는 국산 SW가 GS 인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혜자 우암닷컴 사장은 “제품 개발 시 GS 인증 요건을 우선 고려한다”면서 “GS 인증을 받은 제품은 단순히 품질이 보증된 것이 아니라, 명품 SW라는 인식을 줄 수 있을 만큼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석규 TTA 센터장은 “GS인증을 받으려는 국내 SW업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국산 SW의 품질 개선 운동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공공기관, “GS인증 우선 구매”=정부도 GS인증 SW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국산 SW 활성화 차원에서 GS인증 제품에 대한 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를 시행중이다. 이 제도는 기업의 인지도나 레퍼런스 사이트 위주의 구매 관행을 개선하고, 일부 SW의 선점이나 특정 기업의 시장 독점으로 국내 중소 패키지 SW 업체들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 차원에서 SW 최대 수요처인 공공기관의 GS 제품 구매를 유도, 국산 SW의 공공 시장 판로를 확보해 준 것이다.박태완 정보통신부 사무관은 “최근 공공기관의 가장 큰 사이트인 전자정부 프로젝트 SW 기술평가 때 GS인증 제품에 가산점을 부여키로 했다”면서 “각 부처가 프로젝트 발주시 GS 인증 SW를 우선 구매하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도 GS 인증 SW 구매에 적극적이다. 외산 SW와 비교해 품질만 보장된다면 국산 SW를 우선 구매하겠다는 입장이다. 외산을 선호했던 종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강재화 공공기관발주자협의회 회장은 “공공기관발주자협의회 회원이나 발주처 모두가 GS 인증를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면서 “GS 인증 규격이 명확히 제시되고, 또 유지보수 등 사후서비스 문제만 해결되면 공공기관에 GS 인증 제품 도입이 확산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GS인증 발판 세계 시장 노크=정부와 업계는 GS 인증제도가 국산 SW의 글로벌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SW 시장 에서 테스트 마켓으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에서 확실히 품질 인증을 받으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은 “국내 SW업체들이 품질 개선을 통해 공공기관에서 민간으로 수요를 확대, 국내 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면 세계 시장에서도 외산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GS인증은 국산 SW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있어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성희 KAIST 교수도 “세계적 SW업체들은 모두가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화에 성공했다”면서 “범정부 차원의 SW 품질 개선 운동을 통해 국산 SW가 내수 시장을 먼저 장악하고 세계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