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 소니·닌텐도 잡고 일본 넘는다

 레인콤이 내년 상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휴대형 게임기 사업에 진출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휴대형 게임기 시장은 소니와 닌텐도가 각각 ‘PSP’와 ‘NDS’를 앞세워 상당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레인콤이 진출키로 한 것은 세계적으로 규모가 팽창하고 있어 진입기회가 충분하고, 게임이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으로 풀이된다.

 ◇왜 게임기인가=현재 휴대형 게임기 시장은 소니와 닌텐도가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초기 단계이고, 더구나 3D 온라인 게임시장은 아직 개념조차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레인콤이 구상중인 휴대형 게임기는 초당 4000만 폴리곤급 그래픽 가속칩에 MPEG 디코더 칩을 탑재, 기술력에서도 이들을 앞설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음악 외에 차세대 킬러 앱으로 떠오르는 게임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펀케이크’를 통해 음악 콘텐츠 분야에 발을 담고 있으나,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가 가속될수록 게임이 엔터테인먼트의 한 축을 차지할 공산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 관련 통계전문기관인 IDATE에 따르면 전세계 휴대형 게임기 시장은 2004년부터 연평균 23%씩 성장해 2008년에는 94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세계 시장규모는 게임기가 3300만대, 관련 소프트웨어는 1억6000만개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총 누적대수는 970만대로 연평균 120만대씩(연평균 성장률 5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인콤의 컨버전스 전략은=레인콤은 기본적으로 컨버전스 기반의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MP3플레이어 본연의 기능을 강조하는 형태로 제품을 설계해 왔다.

 이번 제품은 완전한 전자의 개념이다. 집 밖에서도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동영상이나 음악파일도 감상할 수 있다. 고급사양인만큼 PDA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 액정도 일반 게임기(3.5인치)보다 커 업무용 서브노트북PC 형태로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레인콤 양덕준 사장이 최근에 발족한 차세대PC산업협회 회장직을 맡은 것을 고려하면 이 휴대형 게임기를 차세대 PC 혹은 카PC로 육성, 발전시킬 가능성도 높다.

 MP3플레이어 시장이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애플과 삼성전자가 수준급 경쟁자이고 신규 사업으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레인콤의 과제임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컨버전스 전략은 앞으로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해결할 과제는=일단 소니와 닌텐도의 벽을 넘어야 한다. 문제는 게임 타이틀. 소니와 닌텐도 모두 독자적으로 혹은 연합전선을 형성해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각각 UMD와 팩 형태의 롬에 게임을 저장해 판매하고 있다. 이에 비해 레인콤은 엔씨소프트나 넥슨 등 국내 게임 전문회사와 연합해 공동 보조를 취할 수 있으나 라이선스 문제를 비롯한 기술적인 문제들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무선인터넷도 풀어야 할 과제다. 네스팟과 와이브로를 지원할 방침이지만 네스팟의 경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역에 한계가 있고, 게임 사용료 외에 네스팟 이용료를 별도 지불해야 하는 현상황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레인콤이 신규 진출한 전자사전(딕플) 분야에서 안착했던 이력을 감안하면, 게임기와 관련한 이 같은 문제도 기우에 불과하며 게임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