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세상 속으로](21)한·일 유비쿼터스 시스템 워크숍

 ‘PerCom’, ‘Ubicomp’과 함께 세계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이끌어갈 아시아·태평양 포럼의 결성이 본격 추진된다.

 유비쿼터스IT코리아포럼(회장 임주환)과 한국통신학회, 제주시, 일본 IPSJ학회가 9, 10일 이틀간 제주대학교에서 개최한 ‘UbiCNS(한·일 공동 유비쿼터스 시스템 워크숍) 2005’에 참석한 한·일 유비쿼터스 전문가들은 앞으로 UbiCNS를 중국과 호주를 포함, 아시아 지역 국가가 주도하는 국제적인 학술 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포럼을 매년 정례화하는 한편 내년 11월 행사에서는 양국 핵심 기술을 접목, 차세대 유비쿼터스 기술 시연도 가질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지난 3월 국내 유비쿼터스 발전 축을 형성하고 있는 유비쿼터스컴퓨팅사업단(CUCN)과 u코리아포럼이 각종 국내외 행사개최를 비롯한 공동 사업 추진에 관한 MOU를 체결, 세를 결집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심포지엄 2004(UNS 2005)을 계기로 한·일간 학술교류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데 따른 구체적인 결실이다. 또 지난 3월 국내 유비쿼터스 발전 축을 형성하고 있는 유비쿼터스컴퓨팅사업단(CUCN)과 u코리아포럼이 각종 국내외 행사개최를 비롯한 공동 사업 추진에 관한 MOU를 체결한 후 추진한 첫번째 사업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상호 유기적인 지식 교류 체계를 구축, 이를 기반으로 양국 유비쿼터스 컴퓨팅·네트워킹 시스템 관련 기술 발전을 도모하는 게 한·일 관계자들의 전략이다.

 또 앞으로 중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호주 등 아·태 지역 국가를 참여시켜 현재 유비쿼터스 분야 양대 국제 행사인 ‘PerCom(미국 주도)’과 ‘Ubicomp(유럽 주도)’급 국제 학술 행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처음 열린 행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에는 일본 참가자 60명 등 총 150여명이 참석, 한국과 일본 학회 간 상호 유기적인 지식 교류 체계 구축과 양국의 유비쿼터스 컴퓨팅·네트워킹 기술 발전을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행사가 공급자 입장보다는 사용자 측면에서 유비쿼터스를 논의해 보자는 새로운 접근이 이루어졌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대회 공동위원장인 박기식 ETRI 정보통신서비스연구단장은 “한·일 양국 간 장점을 결합, 내년에는 눈에 보이는 유비쿼터스를 보여줄 계획”이라며 “세계 3대 유비쿼터스 관련 모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간` 중심 u기술 구현 집중 논의

 이번 포럼은 지금까지 논의됐던 유비쿼터스의 초점을 ‘인간’ 중심에 맞췄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페이퍼, 포스터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발표의 주요 줄기인 ‘커뮤니티 컴퓨팅’과 ‘uT 네트워크’는 이런 인간 중심 변화를 꿰뚫는 주제다.

 기존의 IT 기술이 인간이 컴퓨팅 기술에 적응해 사용하도록 하는 수준으로, 일상적인 업무와 생활에서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단순한 도구였다면 유비쿼터스는 컴퓨터가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인간에 적응하는 수준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게 된다는 것이다.

 주변의 많은 사물에 컴퓨터가 내장돼 언제든지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되더라도 지능 수준이 상황정보를 올바르게 인식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를 구현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인간에게 불편을 주는 기술로 전락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인간 내면의 의도와 처한 상황정보에 부합되는 고도의 지능화된 서비스가 제공돼야 진정한 의미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을 유비쿼터스 인텔리전스다.

 유비쿼터스 인텔리전스 환경 구현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은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변화하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용자의 의도와 관련성이 있는 정보인지를 판단하고, 서비스 요구에 대한 이벤트 신호를 발생시키는 기술(Situation Sensing/Decision)이다. 기존에 상황인식(Context Awareness)의 수준에서 더 지능화된 기술이다. 현재의 상황인식 기술은 온도가 몇 도이고, 습도가 어느 정도 인지에 따라 에어컨을 작동시킬 것인지 등을 제안하는 수준이라면 앞으로는 가정 내 대기환경은 물론이거니와, 사용자의 몸 상태 등을 종합한 복합 환경의 상황 정보를 지능적으로 분석해 보다 고도화된 수준의 휴먼 웰빙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해 컴퓨터 자체의 자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자율 컴퓨팅(Autonomic Computing) 기술이다. 기존 IBM에서 제시한 자율 컴퓨팅 개념을 유비쿼터스 컴퓨팅에 적용해 좀 더 인간의 개입을 줄여 자율적인 운영이 보장되는 데 목적이 있다. IBM에서 제시한 자율 컴퓨팅은 크게 4가지 요소로 구분되는데, 자가치유(Self Healing), 자가보호(Self Protecting), 자가구성(Self Configuring), 자가최적화(Self Optimizing)다.

 셋째, 자가학습과 성장능력을 보유해 시간이 지날수록 자동 진화하는 지능화된 서비스(Intelligent Service)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Self-Growing Engine)이다. 자가성장 엔진에서 자가성장(Self-Growing)의 객체는 지능이다. 그러므로 자가성장 엔진의 뜻은 ‘스스로 지능이 성장하는 엔진’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분야 핵심인 지식표현(Knowledge Representation) 분야와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분야 기술이 필요하다.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을 위한 상호협력 조직인 커뮤니티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까지 유비쿼터스 환경 구현을 위한 많은 연구개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공통 관심사는 유비쿼터스 환경 내의 개별 장치에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하고, 개별적인 상황에 해당 장치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상황마다 다양한 장치들이 동적인 환경에서 단말기의 집합체인 ‘커뮤니티(Community)’를 구성해 상호 협력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 구현을 할 수 있다. 커뮤니티 단말기는 PDA, 휴대폰, 주변 곳곳의 센서, 홈서버, 웹 접속(Web Access) 정보, PC, 가전기기 등 주변 상황정보의 센싱과 정보전달이 가능한 주변의 대상 노드를 말한다.

 결국, 개별 장치의 판단에 의해 대응하는 경우에도 협력이 필요한 다른 장치에게 요청을 전달하지만,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한다면 노력과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 구현을 위한 커뮤니티 요소 간의 협력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특정 장치에 협력 요청이 집중돼 전체적인 성능이 저하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산처리 조정하는 기능도 필요하다.

 이런 조정 기능은 개별 장치의 판단으로 이뤄지기보다는 전체 시스템 차원에서의 조정이 필요한 것이므로 동적인 변화가 많은 유비쿼터스 환경 설계 시에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할 시스템 기술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IT 기술 만의 발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IT, BT, NT, ET 등 메가 융합 기술은 물론 사회·문화적인 이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인간’이 그 중심어야 한다는 게 이번 포럼이 던진 메시지다.

◆인터뷰-도쿠다 히데유키 공동위원장

 “동북아시아의 유비쿼터스를 이끌고 있는 일본, 한국 간 정보교환을 통해 다른 문화, 생활을 접목시켜 새로운 유비쿼터스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측 대회 공동위원장인 도쿠다 히데유키 게이오대학 환경정보학부 교수는 처음 열리는 한·일 공동 포럼이지만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 다양한 정보 교류를 통해 유비쿼터스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포럼에는 아시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모든 나라들을 포함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모든 국가들에게 포럼을 개방해 다양한 문화에 맞는 유비쿼터스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게 도쿠다 교수의 생각이다.

 도쿠다 교수는 유비쿼터스를 연구·산업·정부 등 3가지 분야로 나눠볼 때 한국은 정부, 일본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정부 의지가 매우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유비쿼터스 관련 정책을 추진중입니다. 반면, 일본은 통상성과 대장성으로 정책 결정 채널이 이원화돼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일본은 산업 측면에서 다양한 분야로 유비쿼터스가 확산되고 있어 이 부문에서는 한국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봅니다.”

 도쿠다 교수는 “인프라 측면에서는 한국이, 적용에 있어서는 일본이 좀더 효율적”이라며 “일본은 건설회사, 광고회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유비쿼터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도쿠다 교수는 양국간 협력을 통해 좀 더 효율적인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유럽, 미국 등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유비쿼터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가자고 한국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인터뷰-조위덕 공동위원장

 ‘유비쿼터스 웰빙 라이프 케어를 위한 원천 기술 개발’

 대회 공동 위원장인 조위덕 유비쿼터스컴퓨팅사업단장이 주장하는 유비쿼터스의 발전 목표다.

 “현재 유비쿼터스는 5개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 IT기술을 인간 생활 개선에 활용해야 합니다.”

 조 단장이 말하는 5가지 이슈는 △사용자 환경 개선 △보안&프라이버시 △오토 프로세싱 △인간중심 커뮤니케이션 △프로엑티브 센싱 등이다.

 5가지 이슈 모두 인간 중심 유비쿼터스 환경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다.

 이를 위한 키워드가 상황인지 지능엔진, 자율 컴퓨팅, 자가지능 성장 등 3대 기술 개발이다. 3대 기술 개발을 통해 향후 진정한 유비쿼터스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조 단장의 주장이다.

 “한국은 유비쿼터스 환경 구현을 위한 IT 지능화 기술이 뛰어납니다. 반면 일본은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한 콘택스트 모델링 기술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양국 간 장점을 활용, 내년 행사에는 포럼 이외에도 모델을 직접 시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일본은 날씨 정보 하나도 각 지역구별로 제공한다. 상황정보와 개인정보를 활용, 정보 제공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 일본 콘텍스트 모델링 기술에 대한 조 단장의 평가다. 조 단장은 여기에 한국이 앞서 있는 지능화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유비쿼터스 모델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직 구체적인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내년 행사와 시연도 제주를 무대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조 단장은 이를 통해 한국을 동북아의 유비쿼터스 관련 테스트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