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뜬 인물,진 인물]국내

 올해 IT산업계에도 어김없이 수많은 인물이 뜨고 졌다. 눈부신 활약을 보여 각광을 받은 사람이 있었고, 화려한 영광을 뒤로 한 사람도 있었다. 분야별로 올해 IT산업계를 인물로 돌아봤다.

 ◇관·학계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이 지난 10월 18일 초대 ‘과학기술부총리’로 등극, 이헌재 부총리(재정경제부 장관)와 함께 참여 정부 경제 분야의 양날개로 떠올랐다.

오 부총리는 산업자원·정보통신을 비롯한 19개 부·처·청의 과학기술정책과 예산 심의를 총괄하게 되면서 창조형 국가기술혁신체제(NIS) 구축 구심체(과기부 및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수장이 됐다. 특히 NIS가 경제 성장동력 및 미래 먹거리 창출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오 부총리의 정책 기획력과 행정 수완에 대한 정부 안팎의 기대치가 높다.

그는 또 한국인 첫 우주인배출사업, 사이언스코리아(과학문화확산국민운동) 등 ‘국민의 과학 하는 마인드 확산’을 위한 정책들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수의학)가 일러야 2010년에나 가능하리라던 ‘인간배아 복제 및 줄기세포 추출·배양’에 성공, 국제적인 스타 과학자로 부상했다. 저명한 과학저널인 네이처, 사이언스 등이 그의 연구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노벨상에 근접했으며 무엇보다 ‘생존하는 스타 과학자’로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진흥정책을 상징하며 생명공학기술(BT) 벤처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돌려놓았다. 황 교수는 배아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뿐만 아니라 이식용 장기 대량생산, 광우병 내성소 생산 등 넘기 힘든 BT 분야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협·단체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터보테크 사장)은 정부의 ‘2005년 벤처 부활 원년’선언을 이끌어 내는데 있어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 10월4일 국내 최대의 벤처 이벤트인 ‘벤처코리아 2004’에서 이해찬 국무총리를 초청한 가운데 ‘다시, 벤처다!’라고 외치며 벤처산업 육성 필요성을 제기했고, 11월 18일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마련한 ‘벤처기업 활성화 간담회’에서는 ‘벤처활성화 10대 아젠다’를 제안, 이달 24일 정부의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게 만들었다.

○···유재홍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협의회장은 지난 8월 국내 최대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태광산업 계열의 MSO 부회장으로 선임됐으며 9월 SO협의회장으로 다시 선출됐다. 전환점을 맞은 케이블TV산업계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이 기대됐다.

◇정보통신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의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2위 도약을 이끌었다. 삼성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초만 해도 9%대였으나 지난 3분기 13.8%로 도약, 13.4%에 그친 모토로라를 제쳤다. 이 사장은 개인적으로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에 ‘무선통신분야의 선구자 (Unplugged Guru)’로 선정되는 영광도 누렸다.

○···박문화 LG전자 사장은 올해 초 4%에 머물던 LG전자의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7%대까지 이끌어, 세계 5위업체로 끌어올리며 ‘메이드인 코리아 휴대폰’ 돌풍에 일조했다. 지난 11월 사상 처음으로 휴대폰 부문 월 매출 1조원을 돌파를 기록했으며, 매출과 이익률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송문섭 팬택앤큐리텔 사장은 팬택앤큐리텔이 휴대폰 단일 수출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000만대, 16억달러어치의 수출계약에 성공시켰다. 특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이 아닌 전량 팬택의 자가 브랜드 제품을 공급하는 첫번째 초대형 계약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국내 업계의 북미 자가 브랜드 수출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지난 해 말 부도 직전의 난파선 하나로텔레콤호의 선장을 맡은 뒤 1년여만에 두루넷 인수를 성사시키며 회사를 유선시장 재편의 중심축으로 재탄생시켰다. 윤 사장은 특유의 저돌적인 경영으로 외자유치 성사-시내전화 사업확대-두루넷인수-와이브로 사업권 도전 등을 이끌며 하나로를 가장 주목받는 사업자로 만들어냈다.

◇산업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60나노 반도체 시대 개막의 주인공’ 메모리용량이 매년 2배씩 늘어난다는 ‘메모리신성장이론(황의 법칙)을 올해에도 실증해 세계 반도체 업계에 이름을 날렸다. 특히 세계 최초로 발표한 60나노 80기가 낸드플래시메모리는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물론 반도체강국을 자부한 일본업체들을 모두 따돌린 것으로, 명실상부한 메모리 강국으로 우뚝 서는 상징적인 성과다. 황사장은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주춤한 와중에도 전년 대비 60% 가까운 경이적 성장을 이끌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양덕준 레인콤 사장은 MP3플레이어 신화를 일궈내며 올 한해 4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그는 2004년을 최고의 해로 보냈다.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시장에도 진출해 내년에는 8000억원의 매출을 목표잡고 있는 그는 풀죽은 벤처업계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특히 애플의 아이팟과 정면승부를 걸고 세계시장 점령을 선언할 만큼 기회마다 던진 승부사적인 기질을 보였다. 미국·홍콩·중국·일본·독일 등지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지난 2002년에는 800억원 매출 중 64%를 수출에서 달성했다. 2003년에는 2260억원의 매출과 1억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눈부신 성장을 보였다.

○···이성민 엠텍비전 사장은 척박한 국내 비메모리 산업에 첫 성공 신화를 이룬 사람이다. 지난 2002년 7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카메라폰의 564억원, 올해는 1800억 원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카메라컨트롤프로세서(CCP)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한다. 엠텍비젼은 지난해 12월 23일 주식 공모에서 무려 685 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이성민 사장은 지난 1월 한때 주식 보유 평가액이 863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이끌며,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이런 역량을 인정받아 타임즈, 뉴스위크지 소개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특히 한국전자산업진흥회 회장으로 취임하며 역량을 날렸다.

윤부회장은 “모든 것이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경영자는 내일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라는 말로 유명세를 탔다. 국내 기업이 초일류 기업으로 가기 위해 얼마나 절실해야 하는가를 잘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재육성론, 현장경영론 등 다양한 경영 철학으로 일년 내내 화제를 몰고 다녔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CEO 취임 이후 1년만에 LG전자 내부를 혁신 물결로 몰아넣어 단연 화제를 불러왔다. 청와대에서 강연을 할 정도로 그가 강조하는 ‘6시그마’ 유명하다. LG전자 공장장 출신인 그는 저돌적인 승부 근성으로 LG전자에 글로벌 톱3라는 목표를 만들어 내 타임즈와 뉴스위크도 주목해야할 인물로 뽑혔다. 그는 ‘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 ‘한방에 끝내라’, ‘조직을 파괴하라’,‘실천하는게 힘이다’등 경영 혁신과 관련한 숱한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컴퓨팅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은 중국 홍기소프트웨어, 일본 미라클리눅스와 공동으로 아시아눅스 프로젝트를 시작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인으로 주목받았다. 백 사장은 ‘리눅스 니어유(Linux, Near You)’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국내외 리눅스 활성화에 발벗고 나섰다.

○···백원인 미라콤아이앤씨 사장은 지난 3월 SI 업체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1년이 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신규 사업 및 해외 진출 등 적극적 경영으로 SI 업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

○···이기봉 한국HP IPG부사장은 내년부터 HP 아태 지역 남동아시아(SEA: South East Asia) 14개국의 IPG사업을 총괄한다. 지난 85년 HP에 영업관리직으로 입사한 이래 컴퓨터 및 주변기기 사업 등을 담당했으며, 2002년 HP가 컴팩과 합병한 이후 한국시장에서 HP의 이미징&프린팅 시장을 확대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변보경 코오롱정보통신 사장은 총판 체제인 국내 서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성사시켜 올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월 한국IBM과 중형 유닉스 서버 및 스토리지를 조립생산해 공급하는 AAP(Authorized Assembler Program)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호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 서버를 직접 조립하고 생산하는 길을 처음 열었다.

◇디지털문화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은 ‘미니홈피’라는 1인 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남녀노소 할 것없이 온 국민을 ‘싸이 열풍’에 휩싸이게 한 주역이다. 탁월한 경영감각을 발휘해 인터넷 커뮤니티 시장의 흐름을 단숨에 바꿔 놓았다. 지난 5년 간 한번도 1위를 놓친 적 없는 다음을 월간 페이지뷰에서 앞서는 파란을 일으킨 데 이어 싸이월드 가입자 1000만 명 시대를 열며 네이트닷컴을 명실상부한 3대 포털로 자리매김시켰다.

○···김범수 NHN 사장은 지난 4월 공식 출범한 한국게임산업협회 초대회장을 맡으면서 한국 게임산업을 이끈 수장. 한게임을 국내 최대 게임포털로 일으켜 세운데 이어 일본서도 ‘한게임재팬’을 게임포털부문 1위에 올려놓으며 승승장구했다. 중국 하이홍과 합작으로 게임포털 ‘아워게임’을 출범시키는 등 게임포털 부문 한,중,일시장 동시석권을 노리고 있다. 첫 자체 개발작이자 정통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인 ‘아크로드’로 내년 1월말 4차 클로즈베타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온라인게임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상윤 판타그램 사장은 ‘2004년 대한민국게임대상’을 거머쥐며 올 게임업계 최대의 ‘풍운아’. 10년차 회사를 이끌고 모진 역경 끝에 황금을 일궈냈다. 2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완성된 판타그램의 역작 ‘킹덤언더파이어:더 크루세이더즈’는 이미 국내는 물론, 북미·유럽 등에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기존 PC게임을 콘솔 X박스용으로 다시 개발, 한국 게임의 해외진출 전략에도 좋은 본보기를 남겼다. 내년 1월말 게임 본고장인 일본시장에도 선보일 예정.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