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혁명은 계속된다](8)스마트 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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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쿼터스 기술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선박에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사람과 화물을 옮기는 단순 운송수단이던 선박도 유비쿼터스 기술과 만나면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선박(Smart Ship)으로 변신한다.

인공위성으로 항해에 필요한 기상·위치 등 각종 정보를 수집, 최적의 항로를 자동으로 선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항해중 다른 선박과의 충돌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언제·어디서나 인터넷만 연결되면 선박의 위치나 속도를 육상에서도 직접 모니터링할 수 있다.

저궤도위성 전문업체인 코리아오브컴(대표 오종렬 http://www.orbcomm.co.kr)이 제공하는 선박위치 추적 및 관리(VMS: Vessel Monitoring System)서비스가 그 대표적인 사례. 이 회사의 VMS서비스는 인공위성을 통해 언제·어디서나 선박의 위치나 속도 등을 원격 관리함으로써 연안 유류 운반선의 안전 운항을 도와 주고 해양 사고로 인한 오염도 사전에 방지한다.

우선, GPS기능의 전자태그(RFID) 위성단말기를 운반선에 장착해 해당 운반선의 위치, 속도, 이동경로 등의 정보를 지상 825km 상공을 선회하고 있는 30개의 저궤도 인공위성(LEO:Low Earth Orbit) 으로 송출한다. 그리고 이 데이터는 다시 경기도 장호원에 위치한 관문 지구국으로 중계된다.<그림 1참조>

관문 지구국은 해당 선박으로부터 전송된 선박 정보를 전용선이나 인터넷이 가능한 장소로 전송, 전자 해도 상에 표시한다. 따라서 별도의 위성통신장비 없이도 인터넷만 연결되면 선박의 정확한 위치, 속도, 이동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도표 2참조>

또 선박에 장착된 RFID 단말기에 출입금지 지역을 설정하면 이곳에 선박이 진입할 경우, 자동으로 관리센터에 통보되고 휴대폰 문자메시지로도 알려준다. 관리자가 간단한 e메일을 선박에 보내거나 반대로, 해당 선박에서도 메시지를 원하는 곳에 전송할 수 있어 대체 통신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비밀 장소에 비상스위치를 설치하면 해적피랍 등 비상용 경보시스템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미국·캐나다·칠레 등 선진국들은 이 같은 VMS서비스를 연안 선박의 불법 어업 감시나 긴급 구난용으로 이미 채택, 운영하고 있다. 특히 9.11테러 이후 국제해사기구(IMO) 등을 통해 선박용 보안경보 장치로 확산. 채용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2001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가 디지털해양지도시스템에 대한 국제표준을 제정했고 국제해사기구도 지난해 7월 이후부터 건조되는 300톤 이상의 모든 선박에 대해 이 시스템의 장착과 성능에 대한 인증을 의무화했다.

국내에서도 해양수산부가 연근해 어선들의 항로관리 및 안전 운항 관리를 위해 어선 자동위치식별서비스의 채용을 검토중이며 주요 용선사들도 철강운송 선박이나 연안유류 운반선 등에 선박위치추적서비스를 확대,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른 선박의 위치를 자동으로 추적해 알려줌으로써 선박 간 충돌을 예방할 수 있는 ‘선박자동추적장치<그림 3>’도 국내에서 개발됐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이 공동 개발한 이 시스템은 전자해도를 기반으로 선박의 레이더가 포착된 영상신호에서 다른 선박의 위치를 분리하고 추적해 야간 또는 짙은 안개 시 선박끼리의 충돌을 사전에 방지한다.

또 강릉의 동해수산연구소는 동해안 어민들을 대상으로 바닷속 미생물 농도와 수온·용존산소·유속 등 13개 정보를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 어로활동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개인휴대단말기(PDA)나 휴대폰 단문메시징서비스(SMS)를 통해 적조속보, 수온·조개류 독소 정보, 항행경보, 기상특보, 비상연락정보 등을 어민 가입자들에게 무료로 보내준다.

위치추적과 함께 이제는 선박 안에서도 전사자원관리(ERP)시스템과 연동해 운행위치·항해 일정·이력 등의 정보 관리는 물론 e메일과 파일전송도 가능하다. 항만정보기술(IT)업체인 선컴(대표 고태훈 http://www.suncom.co.kr)이 개발한 선박용 그룹웨어 솔루션 ‘SEApollex’는 바다 위에서도 육지와 e메일을 손쉽게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이 솔루션은 육상 통제실 서버 메일이 압축 대기상태에 있다가 바다 위에서 오는 신호접수와 동시에 메일을 전송하는 원리로 돼 있어 GPS 등 위성을 사용한 통신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현대·삼성중공업 등 국내 선박 제조사들이 개발한 차세대 플랫폼 제어용 위성 통신망 시스템(ISIT) 등도 선박의 유비쿼터스화를 앞당기고 있다. 주요 부품 상태를 데이터베이스(DB)화한 후 과거수치와 비교 ·분석하면 교체 또는 수리시기를 자동으로 산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 따라서 이 데이터를 위성통신으로 선사 및 선주사에게 제공하면 선박에 대한 원격감시 및 정비도 가능해 진다.

첨단 디지털 장비와 인공위성을 통해 언제·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연결된 ‘유비쿼터스 號’가 태평양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항해할 날도 결코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