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몰]7년새 3000배 성장 `뜀박질`

 인터넷쇼핑몰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온라인유통이 TV홈쇼핑과 함께 대표 소매유통채널로 자리를 잡았고 안방쇼핑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또한 96년 이후 매년 시장규모가 ‘점프 업’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6년 14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시장치는 99년 2500억원, 2000년 1조5000억원에 이어 올해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5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재래 유통망은 물론 백화점·할인점 등 기업형 유통채널도 인터넷쇼핑의 성장세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상황이다.

 ◇소매유통의 신기원 ‘B2C’=“인터넷이 유통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이 소매유통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이기형 인터파크 사장) 2001년 말 기준으로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119조원. 재래시장이 75조원, 백화점·할인점·온라인쇼핑몰 등 기업형 유통시장이 44조원 정도였다. 이 가운데 TV홈쇼핑·인터넷쇼핑몰은 4조5200억원으로 기업형 유통시장에서 10% 가량 차지했다. 인터넷쇼핑몰은 사실 전체 유통시장에서 점유하는 비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성장률은 기존 유통채널과 비교해 훨씬 높다. 통계청과 통신판매협회에 따르면 2001년 기준으로 백화점이 전년에 비해 8.1%, 할인점이 30.7%, 편의점이 16% 성장한 것에 비해 이들은 평균 38.5%나 늘어났다. 모든 유통채널을 통틀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것이다.

 ◇시장 주도권 ‘오리무중’=“‘누구나’ 1위를 언급하지만 ‘누구도’ 확고한 1위를 장담할 수 없다. 대형몰은 대형몰끼리, 중소형몰도 나름의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이 진행중이다.”(최영재 LG홈쇼핑 사장) 진입장벽이 턱없이 낮은 인터넷쇼핑몰 분야에서는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브랜드를 유지하고 매출을 위해서는 치열한 마케팅 싸움이 불가피하다. 시장 주도권을 장담할 수 없지만 시장구도는 자본과 마케팅 능력을 앞세운 대형몰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종합쇼핑몰은 ‘빅5’, 혹은 ‘빅3’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상속에 여전히 ‘수성과 공략’이 진행중이다. 선두권에는 LG이숍·인터파크·CJ몰·롯데닷컴·한솔CS클럽이 ‘5강’을 형성하한 가운데 H몰·삼성몰 등이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다음쇼핑·야후쇼핑·네이트몰과 같은 포털 계열 쇼핑몰도 선두권 진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중견 쇼핑몰로는 제로마켓·트레이드포가, 전문몰로는 하프클럽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온라인경매 분야에서는 옥션이 이미 시장을 평정한 상황이다.

 ◇‘흑자’ 고지를 향해=“거래 매출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쇼핑몰의 사활은 흑자 여부에 달렸다. 흑자를 내지 못하는 쇼핑몰은 존재의미가 없다.”(서강호 한솔CSN 사장) 흑자 달성이 더 이상 ‘구두선’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 올해부터 수수료 기반으로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최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이미 일부 쇼핑몰은 지난해부터 부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LG이숍과 삼성몰은 지난해 소폭의 흑자를 달성했다. 인터파크도 지난해 적자 규모를 세자리에서 두자리로 줄였고 한솔CS클럽도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상황이다. 공격 경영을 통해 ‘덩치 키우기’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 면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던 대부분의 쇼핑몰이 올해를 기점으로 수익을 낼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쇼핑몰의 동력 ‘택배와 가격비교’=“택배는 고객과 기업이 만나는 안방쇼핑의 접점이다. 앞으로 배송서비스가 쇼핑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큰 지표가 될 것이다.”(강명구 현대택배 사장) 안방쇼핑이 부상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업체는 택배업체다. 주요 택배업체는 인터넷쇼핑몰과 TV홈쇼핑에서 발생하는 배송물량이 전체의 50%를 훌쩍 넘어선다. 대한통운, 한진, CJ GLS 등 주요 택배업체도 이에 힘입어 95년 이후 연평균 30% 이상 고속성장했다. 시장규모도 2000년 1조원 수준에서 2002년 2조2000억원, 2004년 4조4000억원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반대로 인터넷쇼핑몰이 이만큼 자리잡을 수 있었던 데는 택배업체의 기여도 지대했다. 빠르고 신속한 서비스가 가능했기에 온라인쇼핑이 믿을만 하다는 신뢰감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역시 인터넷쇼핑몰 시장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중소형몰을 방문하는 고객의 70% 이상은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접속하는 상황이다. 한때 ‘필요악’이었던 가격비교 사이트가 이제는 ‘파트너’가 된 지 오래다.

 ◇유통 본류 진입 ‘카운트다운’=“인터넷쇼핑몰 등 e리테일링산업은 낮은 수익구조에도 불구하고 수요 측면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조만간 백화점·할인점과 함께 3대 소매유통채널로 자리잡을 것이다.”(배재성 LG경제연구원) 인터넷쇼핑몰의 성장세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초고속 인터넷망의 확산, 인터넷 사용인구의 확대, 온라인 구매경험의 축적, t커머스와 m커머스에 따른 신수요 창출로 인터넷쇼핑몰의 미래는 밝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 전체 유통소매업 중에서 온라인쇼핑은 4.2%로 백화점(42%), 할인점(29.5%) 슈퍼(12.9%) 등 오프라인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하지만 2005년에는 할인점(30.5%), 백화점(29.7%)에 이어 17.5%의 시장을 점유하면서 당당히 3대 유통채널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국내시장은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 계열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중견 인터넷쇼핑몰, 해외 인터넷쇼핑몰 등 세개 축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 전자상거래가 도입된 지 벌써 7년이다. 인터넷쇼핑몰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인터넷붐을 조성했고 인터넷강국으로 부상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유통혁명을 주도하며 시장점유율과 마케팅 개념을 뿌리째 바꿔놓았다. 이제 인터넷쇼핑몰은 재도약을 위해 다시 출발선에 섰다. ‘유통의 메인 스트림’를 위해, 흑자 고지를 위해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인터넷쇼핑몰 성장 ‘청신호’

 인터넷쇼핑몰의 성장률은 연구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단어는 바로 ‘초고속’이다. LG경제연구원은 ‘국내 e리테일링의 현황과 활로’라는 보고서에서 쇼핑몰시장은 2005년까지 연평균 48% 정도 고속성장을 지속해 2005년께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관·중립·낙관 등 세가지 지표로 나눈 이 보고서에는 비관적으로 잡아도 7조4000억원, 낙관적일 때는 1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협회도 회원사 매출을 기준으로 시장을 전망했을 때 올해가 55%로 TV홈쇼핑과 카탈로그 등 다른 통신판매채널과 비교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지속, 4조원 정도로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낙관했다. 이어 2005년께는 8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올 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주요 산업별 2002년 활동 평가와 2003년 전망’ 세미나에서 유통부문을 발표한 현대유통연구소도 백화점은 소비위축이 지금과 같이 지속되면 마이너스 성장도 불가피하다고 밝힌 반면 할인점과 무점포판매업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TV홈쇼핑이 5조2000억원, 인터넷쇼핑몰이 4조6000억원, 카탈로그 판매가 1조원 등으로 안방쇼핑채널에서 11조원의 시장규모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도 올해 인터넷쇼핑몰시장이 지난해보다 41.2% 늘어난 7조2000억원, TV홈쇼핑은 16.7% 증가한 5조6000억원, 편의점은 41.5% 증가한 3조8000억원으로 성장해 가장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