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혁명이 시작됐다](9)BMS 프로젝트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대중교통 이용 정보시스템 개념도

 “동대문발 구로행 273번 좌석버스가 3분전 시청앞 정류소를 출발해 2분후 도착할 예정입니다.”

 “현재 버스가 먼저 출발한 동일 노선 버스와 배차간격이 20분 이상 벌어졌으니 서둘러 운행해 주십시오.”

 “1분후 영등포역 정류소에 도착할 예정이오니 내리실 손님은 미리 준비해 주시길 바랍니다.”

 버스종합사령실(BMS:Bus Management System)이 구축되면 시내버스는 더 이상 승객만을 싣고 달리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위치측정시스템(GPS)과 무선송수신기를 장착하고 자신의 운행 위치 및 상태와 배차간격, 도착 예정시간 등 각종 정보를 스스로 수·발신하는 첨단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탈바꿈한다.

 정류장에 설치된 정보단말기와 인터넷은 물론이고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ARS 등 각종 정보매체를 통해 버스 도착 예정시간이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원하는 목적지까지의 소요시간과 노선정보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더 이상 영문도 모른 채 버스정류소에서 몇 십분씩이나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다.

 버스 운전자는 앞에 설치된 정보단말기로 앞·뒤차간의 배차간격을 확인하고 도착시간을 조정하며 운행할 수 있다. 버스운행 상태가 그대로 파악돼 과속운전이나 난폭운전 습관은 이제 버려야 한다. 무정차 통과와 같은 불법운행은 더 이상 꿈도 꿀 수 없다.

 버스 사업자 입장에서는 배차간격 유지 등 계획적인 버스운행으로 승객이 증가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정확한 배차관리, 운행간격 유지, 배차인력 절감 등으로 경영합리화를 꾀할 수 있으며 과속·난폭운행 통제가 가능해져 사고율이 줄어들고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다.

 서울시도 버스사령실(BMS) 운영을 통해 편리하고 이용하기 쉬운 버스운행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버스운행 관리·감독의 과학화를 실현하고 자가용 운전자의 교통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흡수할 수 있다. 특히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예상되는 시내 도심지와 동북부지역 교통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도봉·미아·동소문·대학로·천호대로·청계천로 등 동북부지역 49개 노선 1467대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버스들의 실시간 운행관리와 배차간격을 지시할 수 있는 버스종합사령실이 우선 구축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BMS사업에는 총 1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시내버스 운행 정보를 수집, 실시간으로 운행 상황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중앙관리시스템은 물론 버스위치확인장치, 버스운행기록기, 버스배차간격표시기, 차내자동안내방송 등 각종 첨단 설비들이 도입된다. 동북부 지역 버스종합사령실을 설치되면 연말부터는 서울 전역 시내버스 5000대를 대상으로 실시간 버스정보서비스를 확대, 실시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복안이다.

 이처럼 서울시내 교통난을 해소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되는 BMS프로젝트는 서울시 전역의 버스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함으로써 초기 형태의 유비쿼터스 교통을 구현하게 될 전망이다. 다양한 교통수단에 통신기능을 심고 수도권 전역을 누비는 차량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 이것이 바로 유비쿼터스 교통시스템의 핵심이다.

 유비쿼터스기반 교통시스템은 사실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에 먼저 도입됐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텔레매틱스가 바로 그것이다. 텔레매틱스는 차량 내부에 정보단말기를 장착하고 관제센터로부터 각종 교통정보와 생활정보를 수신하거나 e메일 송수신, 인터넷검색 등 양방향 통신을 완벽하게 구현한다. 고정된 위치에서 벗어나 ‘움직이면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꿈을 실현하는 동시에 ‘탈 것’으로만 여겨온 자동차를 통신수단과 생활공간으로까지 확대시킨 것이다.

‘탈 것’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제 자동차는 고속도로로 진입하면서 스스로 통행료를 지불하고 우회도로 정보에 따라 가장 빠른 길로 운전자를 안내한다.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을 이용하는 운전자는 요금을 내기 위해 톨게이트에 진입해 차를 세우고 지갑을 여는 대신 시속 100㎞로 주행하면서 그대로 톨게이트를 지나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나머지는 톨게이트에 세워진 기지국(RCS)과 자동차 안에 있는 단말기(OBU)가 알아서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송수신되는 각종 개인신용정보와 과금정보는 암호화되고 엄격한 보안시스템 아래 통제된다.

 바야흐로 언제, 어느 도로위에서나 통신이 가능하고 자동차와 사물들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유비쿼터스 교통 시대’가 열리고 있다.

 

 팀장: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성호철특파원(일본) hcsung@etnews.co.kr

 

 <박스>유비쿼터스 교통시스템

 K씨는 지금 선릉역 부근에서 12번 버스를 타고 신촌을 향하고 있다. 신촌에서는 인천행 고속버스를 갈아 타야한다. 최종 목적지인 인천에 언제 도착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모른다. 단지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K씨가 만약 선릉역에서 신촌까지 걸리는 시간과 신촌에서 출발하는 인천행 고속버스의 배차시간 및 소요시간 등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건설교통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광역대중교통 이용정보시스템의 목표가 바로 이용자에게 목적지까지의 최단 경로와 대중교통 상황를 유무선 인터넷으로 제공함으로써 언제·어디서나 최적의 교통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철도, 전철 및 지하철, 버스 등 수도권내 대중교통에 대한 노선정보, 환승정보, 연계노선 정보, 소요시간 정보 등이 포함된 1차 대중교통이용정보시스템이 구축됐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BMS와 같이 버스나 택시, 철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과 교통관제센터와의 통합 통신 네트워킹을 구축해 인터넷, 휴대폰, PDA 등 소통가능한 모든 휴대단말기를 통해 장소에 구애없이 정보를 제공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도 자동요금징수시스템과 함께 전국 고속도로에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을 구축하고 있다. ITS구축사업은 고속도로의 경우 전국 25개 노선 중 22개가 완료됐으며 국도의 경우에도 성남―이천 등 일부 구간에 구축돼 있다. 현재는 도로의 소통 상황을 수집해 가변정보표시기(VMS)를 통해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초기 수준이지만 향후 10년 내에는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장착한 자동차와 네트워킹해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정보를 생성하고 운전자의 각종 비즈니스까지 지원하는 등 완벽한 양방향 통신체계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도요타, NEC, NTT도코모 등 주요 자동차 및 IT업체들과 손잡고 자동차용 인터넷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기본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민간 기업들은 다양한 서비스들의 상용화를 추진, 공동 개발한 자동차용 인터넷 서비스 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본 경제산업성은 오는 2004년까지 모든 차량에서 손쉽게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차내 인터넷으로 운전 중에도 인근 주차장, 식당, 호텔 등의 정보를 검색·예약할 수 있다. 또 차량 위치 파악, 도로 상황, 일기예보 등의 정보도 얻는다. 심지어 자동차 부품에 반도체칩을 심어 브레이크나 엔진 등 내부에 이상이 있을 경우 운전자에게 알리는 기술도 개발한다. 자동차 보험회사도 이 서비스를 통해 차 상태에 관한 정보를 파악, 보험료율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