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아젠다-u코리아비전>제5부(4) 세종로 1번지에서 유비쿼터스 주소 시대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세계 각국의 IPv6주소 보유 현황

 제5부 u코리아 건설

 1. 전자국토 종합개발계획

 2. 한국의 정보화 어디로 가고 있나

 3. 공간간 기능융합과 재배치

 4. 세종로 1번지에서 유비쿼터스 주소 시대로

 5. 제3공간화 지표

 6. 제3공간 경영과 국가정보화 비전

 7. u코리아 기본전략

 8. u코리아 액션플랜

 9. u코리아 법제와 조직

 10. u코리아를 위한 개인·기업·정부 역할

 11. u코리아 리더십

 

 모래사장에 떨어진 바늘 찾기라는 말이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모래들 속에서 바늘이 떨어진 정확한 위치를 알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라는 말도 확실한 주소 없이 불확실한 이름만으로는 수많은 김 서방 중에서 누가 자기가 찾는 김 서방인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속에서 주소와 이름은 사람이나 사물의 위치와 실체를 표시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주소는 과학이기도 하다. 주소가 얼마나 이용하기 쉽고 체계적이냐 하는 것은 그 사회의 발전 정도를 나타낸다.

 지금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에서는 그동안 사용해오던 주소체계를 새로운 주소체계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는 전통적인 주소체계가 갖는 한계와 불완전성을 극복하고 이용의 편리성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물리공간에서의 새로운 주소체계 부여는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토지지번 대신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이용해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새주소체계 부여 사업은 물류이동과 재난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전자공간에서는 지금까지 사용해 오던 32비트의 IPv4 주소를 128비트의 IPv6(Internet Protocal version 6)로 바꾸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IPv6 주소체계의 도입은 단순한 주소체계의 변경 차원을 넘어 차세대 정보통신 혁명의 출발을 의미한다.

 IPv6 주소체계에 대한 연구는 43억개의 주소밖에 만들어 내지 못하는 IPv4의 한계에서 출발한다. 무어의 법칙이 증명하듯 컴퓨터나 단말기·정보가전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보급되고 이에 따른 IP주소에 대한 신규 수요를 더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는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않은 컴퓨터는 컴퓨터도 아니다’라고 본다면 오는 2005년쯤으로 예상되는 인터넷 주소의 고갈은 마치 석유자원이 고갈되는 것과도 같은 충격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IPv6는 전자공간의 주소인 IP주소의 부족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준다. 이론적으로 IPv6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340억개의 주소를 생성시켜 준다. 그동안 치열했던 인터넷 주소확보 각축전도 불필요하게 된다. 무수히 많은 디바이스나 가전의 인터넷화와 P2P(Peer to Peer) 시스템이 일반화돼도 더이상 인터넷 IP주소의 부족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IPv6는 단순히 무한대의 IP주소 생성이라는 가능성만 열어놓은 것은 아니다. IPv6는 확장된 주소공간, 자동네트워크 실현, 단순화 효율화된 헤더구조, QoS에 대한 향상된 지원, 내장된 보안기능, 이동성 확보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술적으로 한단계 진보된 특성을 갖는다. 그래서 IPv6는 유무선이 통합된 차세대 인터넷의 핵심으로 인식된다.

 IPv6 주소체계 도입이 정보통신 서비스나 산업분야에 가져올 영향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유무선 통합 인터넷과 All-IP 무선통신망의 보편화, IPv6 채택한 네트워크 장비, 차세대 단말기, 새로운 개념의 멀티미디어 응용서비스와 인터넷 비즈니스 등이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창출한다.

 IPv6 주소체계의 도입이 갖는 가장 중요한 특성은 인터넷이라는 전자공간에서 사용하는 주소의 유일성과 함께 언제(anytime) 어디에서나(anywhere) 어느 기기(any device)로도 모든 미디어(any media)를 하나로 통합하고 연결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또한 출장·이사·차량이동 등과 같은 상황에서 네트워크간의 접속이 끊임없이 이어지고(모바일), 이용자가 일일이 IP주소를 입력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연결(Plug & Play) 가능한 인간적인 친밀성도 지니고 있다.

 이같은 특성들이 바로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혁명을 불러올 밑거름이다. 또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는 컴퓨터는 사람이 들고 다니는 단말기 차원을 넘어 모든 장소와 사물, 상품, 사람의 옷이나 신발 등에도 센서나 칩 컴퓨터를 심고 이들을 네트워크로 연결시켜 시시각각 변하는 신선한 상황인식정보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IPv6는 사물들 속에 심어진 센서나 칩 컴퓨터를 네트워크에 연결해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e things)’인 T2T(Things to things)를 실현시키는 접속 프로토콜이 된다. 사물 인터넷에서 IPv6는 센서와 칩 컴퓨터의 네트워크 주소뿐 아니라 그 이상인 사물의 주소, 위치, 고유성(Identity)을 나타낸다. 사물 속에서 이루어지는 센서와 칩 컴퓨터, 그리고 무선네트워크의 결합은 바로 유비쿼터스 혁명이 지향하는 공간과학성을 실현해준다.

 공간과학성의 근원으로서 IPv6는 공간 속의 환경과 장소, 사물들을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화하는 과정에서 실체화의 매개체가 된다. 이를 통해 공간-사물-사람-정보(web presence)의 기능적 일체화가 이뤄지고 상황인식 정보의 정확성이 제고될 뿐 아니라 사물의 지능화로 수집되는 사물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및 네트워크와 IPv6의 접목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그 응용 가능성도 무한하다. 모래사장에 떨어진 바늘을 찾는 것도 아주 쉬운 일이 될 것이다. 공간에서의 사람-장소-사물-일이 만들어내는 관계성의 변화를 시시각각 감지하는 상황인식정보의 활용 가능성도 높아진다. 사물지를 활용한 새로운 정보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정부·연구소·기업들도 IPv6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인터넷 구축과 관련 장비, 소프트웨어, 응용서비스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IPv6포럼 코리아’를 결성하는 등 세계적인 IPv6 기술 표준화 작업에도 적극적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IPv6와 유비쿼터스 컴퓨팅 및 네트워크를 보다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정책과 기술개발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주소 그 자체보다는 그 위에 어떤 기능과 활용가치를 갖는 집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양한 물리적 공간(행정구역·공원과 같은 장소 등)과 그곳에 존재하는 사물(시설·건물·교량)들의 주소(위치)를 IPv6라는 전자공간 주소와 연결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제는 유비쿼터스 주소시대로 가야한다.

 <공동집필>

 하원규 ETRI 정보화기술연구소 IT정보센터장 wgha@etri.re.kr

 김동환 중앙대 공공정책학부 교수 sddhkim@cau.ac.kr

 최남희 국립청주과학대 행정전산학과 교수 drnhchoi@cjnc.ac.kr

 

 <박스>IPv6 도입과 관련된 이슈들

 IPv6는 u코리아의 핵심자원이다. 또한 IPv6는 전자공간 자체뿐만 아니라 물리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기도 하다. 정부 및 연구소와 IT기업들이 IPv6 주소체계를 차세대 정보기반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과 기술, 표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차세대 정보통신 환경이 가져올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다.

 IPv6 주소체계 도입과 관련된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면, 첫째 유비쿼터스 기술환경에 대한 좀더 적극적인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IPv6 주소체계는 무한한 주소를 생성하고 기술적으로 우수한 특성이 지닌다. 이러한 특성들은 모든 사물과 상품에 컴퓨터를 심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나 네트워크 환경에 그대로 적용된다. 가전이나 단말기 외에 센서나 칩에도 무한한 IP주소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아주 새로운 영역의 정보서비스도 가능해진다.

 둘째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기관이나 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IPv6 주소가 유비쿼터스 시대에 부족하지 않도록 충분한 물량를 확보해야 한다. 유비쿼터스 환경이 성숙기에 접어드는 2010년 이후에는 그야말로 보편적으로 모든 상품이나 사물에 센서·태그·칩을 심고 이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수백억에서 수조 개의 주소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확보한 IPv6 주소는 1개당 5억개의 단일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최상위 주소(sTLA) 11개에 불과하다. 1인당 단말수를 고려한 수요 기준이 아니라 사물 인터넷과 같은 유비쿼터스 환경을 고려한 주소확보가 필요하다.

 셋째는 IPv4에서 IPv6로 넘어가는 전환과정에서 기술적 준비가 지연될 경우 네트워크 장비,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의 주소전환에 문제가 생기는 마치 Y2K와 같은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IPv6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있어 전파자원의 할당이 지연돼 통신사업자들의 서비스 개발이 지연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IPv6와 관련된 각종 국제 표준화작업에 뒤처지지 않도록 적극 대처하는 한편,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비해 전자공간과 물리공간을 연계하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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