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민 신임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게임이라는 새로운 문화현상이 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역기능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부작용을 어떻게 줄여 균형 잡힌 게임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지가 중요합니다.”

취임 후 언론과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김종민 신임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은 사업 방향을 게임 산업의 순기능과 역기능의 균형 유지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갑자기 등장한 콘텐츠는 기존의 사회적 가치와 충돌하는 역기능이 나오기 마련이다. 게임의 대표적 역기능은 과몰입이나 사행성 등이다. 김 이사장은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이 두 가지 사이의 균형만 맞추면 발전할 수 있는 건강한 게임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새로운 사회 문화적 현상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이 클 수밖에 없다”며 “자동차가 달리면 매연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캇라고 했다.

그는 매연 감소 장치를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매연이 발생하지 않는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발전 과정을 예로 들었다. 이런 과정을 가기 위해서는 인재들이 게임 산업에 많이 들어와 부작용을 줄여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장 큰 전제는 게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모두 인정하고 출발하는 데 있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게임이 우리나라 국민 여가생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게임을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잘 받아들여 이해하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게임을 막연하게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했다는 말이다. 게임의 순기능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새로 출범한 게임문화재단이 해나갈 일 중 하나로 게임에 대한 인식개선을 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임문화재단은 청소년 등 게임 이용자뿐 아니라 학부모, 교사 등 청소년을 돌봐주고 지도하는 층도 게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게임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방과 후 교실과 연계해 게임문화 교실을 열거나, 시민단체와 협력해 학부모 대상 게임문화 강좌를 운영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게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 확대도 재단의 역할이다. 김 이사장은 “게임을 일부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가족이나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즐기면 더 건강해진다”며 “게임 체험행사, 건전 게임 캠프, 게임업체의 오픈하우스, 청소년 게임 경연대회 등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기 위한 연구개발(R&D)도 중요한 활동이다. 게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관련 조사, 연구, 학술, 통계 등의 체계화는 기본으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규제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셧다운제` 등의 조치에 대해서는 단순히 막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문화적, 산업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게임이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어울려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와 노력, 기술이 필요한데 문화재단이 이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현재의 인류를 호모 루덴스, 즉 놀이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 말처럼 이제는 잘 노는 사람이 생산성도 더 높은 시대가 됐다”면서 “노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최근 급성장한 수단이 게임”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