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중소기업 위주의 이동통신 중계기 시장까지 싹쓸이해, 관련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여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용경 의원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와이브로와 4세대 통신망인 롱텀에볼루션(LTE) 망 구축시 광중계기가 `리모트 라디오 헤드(RRH)` 방식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기술표준을 공개하지 않아 국내 광중계기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기지국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 RRH 장비의 기술표준을 공개하지 않아,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의 음영지역을 담당하는 중계기 시장마저 독점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술표준을 알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해당 대체 장비를 제조해 납품할 수 없게 된다. 광중계기 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가 3000억원 수준. 현재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부분 개발, 제조해 통신사에 납품하고 있다.

이 의원은 “기지국에 더해 광중계기마저 삼성과 LG-에릭슨이 독식하게 되면 시장 생태계가 전면 붕괴돼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의 기술 기반이 취약해질 것”이라며 “무선기술 기반 붕괴로 인해 LTE 망 구축시 외국 의존도가 높아질 우려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의원은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사업자나 새로운 경쟁 사업자의 접근을 막고 있는 행태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적으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RRH 장비는 신호 송수신을 담당하는 기지국의 일부로 중계기라 볼 수 없다”며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기지국은 중소업체 중계기와 호환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중소업체의 중계기 수요는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