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데이터 쓰는 만큼 돈 내야"

올 여름부터 요금 종량제

 미국 AT&T가 데이터 통신량(트래픽)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올 여름부터 ‘요금 종량제’를 실시한다.

 3일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AT&T는 오는 6월 7일부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하고 종량제 형식의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인다. 신규가입자는 오는 6월 이후로는 30달러에 무제한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기존 요금에 가입할 수 없다. 기존가입자는 옛 요금제를 그대로 쓸 수 있다.

 신규 요금제는 월 15달러에 200MB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와 월 25달러에 데이터 2GB를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 등 2가지로 바뀐다. 해당 요금제에서 2GB이상 사용 시 추가 1GB당 10달러씩 부과된다. 2GB 요금제의 경우 비디오 1000분(약 16시간), 400곡 다운로드 또는 100만 페이지의 이메일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AT&T는 “사용자의 98%가 월 2GB 이하를 사용한다”며 “대다수에게 유리한 정책이고 쓰는 만큼 요금이 나오는 합리적인 정책 ”이라고 설명했다.

 AT&T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 이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3%의 사용자가 40% 이상의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해 서비스 질이 저하돼 요금제 변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 요금제가 적용되는 오는 6월은 애플이 최신 아이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미국 통신업계가 AT&T의 발 빠른 대응을 더욱 주목하는 이유다. 통신업계에서는 종량제를 주장하는 AT&T의 선택을 두고 보겠다는 반응이다. 저렴한 정액제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려는 사업자도 있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AT&T의 고객을 뺏어 오겠다는 전략이다.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종량제를 고민 중이며, 스프린트넥스텔은 종량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 엔트너 닐슨 통신산업분야 애널리스트는 “엄청난 데이터를 쓰는 헤비(heavy)유저들의 무료 점심식사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 사용한 만큼 돈을 내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