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이 새롭게 각광받는 까닭은?

‘음성인식’이 새롭게 각광받는 까닭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내 주요 음성 인식 기술 적용 현황

컴퓨터와 만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기술로 ‘음성인식’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일부 휴대폰에서 사용했던 기술이 홈네트워크·내비게이션·자동차·디지털 가전 등으로 응용 분야를 소리 소문 없이 넓히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2000년대 초까지 주목을 받았지만 인식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최근 인식률이 90% 이상 회복하면서 ‘2세대 음성인식 시대’를 열었다.

음성인식 기능 대중화를 연 제품은 내비게이션이다. 파인디지털은 지난해 판매한 내비게이션 25만대 가운데 20% 이상이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김병수 이사는 “지난해 4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을 이전받아 첫 제품이 나왔다”며 “노약자 등 내비 조작이 힘든 사용자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파인디지털은 이 여세를 몰아 최근 국내 최대인 100만 단어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 ‘파인드라이브 iQ 3Dv’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단어 단위로 인식하는 과거 방식 대신에 음성을 일일이 자음과 모음 등 음소 단위로 풀어서 문자로 바꾸는 구조로 음성을 인식해 명령어 인식의 경우 97%, 목적지 검색은 90∼93%로 성공률을 높였다.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은 파인디지털뿐 아니라 디브이에스·AP시스템 등이 관련 제품을 내놓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홈네트워크 분야도 음성인식 접목이 활발하다. 삼성중공업·현대통신·코콤 등은 음성으로 홈네트워크 주요 기능을 제어하는 월 패드 등을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경기도 판교 2차 단지 1만 가구 가운데 이미 4000여 가구가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홈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경기도 화성·동탄 등 일부 신규 아파트 단지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음성을 알아듣는 전등 스위치까지 나왔다. 임원일 이안플럭스 사장은 “음성인식률이 95%를 넘어 개별 제품으로 충분한 시장성이 있다” 며 “스위치뿐 아니라 내비게이션·스크린골프·장애인용 의료 보조장치 등 다양한 제품에 접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안플럭스는 이와 별도로 해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휴대폰·가전업체를 중심으로 응용 서비스 개발도 착수한 상황이다.

스마트폰과 게임기 등 모바일 단말기에도 음성인식 기술이 탑재되는 추세다. 구글은 최근 미국에서 선보인 삼성전자 ‘비홀드’, HTC ‘디자이어’와 같은 안드로이드 폰에 음성인식 기능을 집어 넣었다. 이메일 작성, 트위터 활용, 웹 검색 등 대부분의 기능을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다. 구글은 올해 안에 한국어 인식 서비스도 선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말 삼성과 함께 음성만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자체 검색엔진 ‘빙’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인트레피드’를 북미 시장에 선보인 바 있다.

자동차에서도 음성인식 상용화가 활발하며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자동차가 ETRI 기술을 이전받아 내비게이션과 오디어 시스템 용도로 시범 적용했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SA)은 2012년까지 세계에서 출시되는 자동차의 40% 이상이 음성인식 장치를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