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방통위윈 선임은 다음 지도부로

 민주당이 ‘양문석 카드’를 비롯해 당 몫 방통위 상임위원 임명을 새로 선출될 지도부로 넘겼다.

현 지도부를 통한 민주당 몫 방통위 상임위원 내정작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27일 민주당은 28·29일 양일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양문석 방송통신위원 내정자의 ‘임명추천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문석 카드’를 비롯한 민주당 몫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은 지방선거 이후 새로 선임될 원내대표 등 새 지도부가 이번 건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양문석 내정자 약력을 둘러싼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주당 내부의 내홍이 예상된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EBS나 방송광고공사, 언론진흥재단 등에서 일반 직원으로 수개월씩 근무한 기간을 모두 치면, 양 내정자의 관련 이력이 총 15년 10개월이라는 해석을 국회 의안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기열 의안과장은 “민주당이 제출한 이력 기간을 단순 합산해 통보한 것일 뿐, 방통위 설치법에 근거한 효력있는 법적 해석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내정 철회 선언 자체가 당의 모양새를 우습게 하고, 무엇보다 양문석 씨를 추천한 시민단체를 자극하는 것이어서, 지방선거를 앞둔 당에게는 정치적 부담”이라며 “이런 상황에선 양 내정자가 방통위원이 된다해도 정상적인 집무가 가능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방통위 상임위원 임명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간사는 물론, 위원장, 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물갈이 될 예정이어서 양문석씨를 포함해 새로운 후보군을 놓고 점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6·2 지방선거 직후 열릴 하반기 국회에서는 국회의장을 비롯해 각 당 지도부, 문방위 위원장과 각 당 간사, 일부 소속 의원 등이 일제히 교체되는 상황이어서, 조기 내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