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피플] 남궁훈 CJ E&M 게임즈 대표 "리프트 직접 관리합니다"

[콘텐츠피플] 남궁훈 CJ E&M 게임즈 대표 "리프트 직접 관리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을 해보며 국내 이용자들에게 맞는 콘텐츠를 고민해 봅니다. 직접 플레이하며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남궁훈 CJ E&M 게임즈 대표는 요즘 사내 테스크포스(TF) 조직 하나를 직접 맡았다. 이 팀은 최근 회사가 계약한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리프트’의 성공적인 국내 서비스를 위해 만들었다.

 남궁 대표는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직접 자신의 컴퓨터로 리프트에 접속해 게임을 설명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그의 입에서 어지간히 게임을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이어졌다.

 트라이온 월드가 만든 리프트는 지난 3월 북미 출시 이후 30만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출시 전 이미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등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패권을 잡은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위협할 만한 유일한 상대로 평가된다.

 CJ와 리프트의 만남은 이 게임을 눈여겨보던 남궁 대표의 ‘선구안’에서 비롯됐다.

 2010년 11월, 남궁 대표는 부산에서 열린 게임박람회 지스타에 참석하고 서울로 돌아가려고 공항에 들렀다가 우연히 버틀러 트라이온 월드 대표를 만났다. 남궁 대표는 항공사에 요청해 일부러 버틀러 대표의 옆자리를 배정받았다.

 당시 트라이온 월드는 신생기업이었지만, 유명 게임 ‘에버퀘스트’ 개발 및 글로벌 게임회사 출신의 노하우를 지닌 경영진과 타임워너·유니버설·HP 등 메이저 회사에서 1000억원이 넘는 투자 유치로 막 주목을 받기 시작할 때였다.

 남궁 대표는 비행기 안에서 버틀러 대표에게 방송·영화·음악 등 CJ E&M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소개하며, 다른 게임 기업과는 차별화된 역량을 강조했다.

 남궁 대표의 열정적인 자세에 호감을 느낀 버틀러 대표는 CJ E&M 사옥을 직접 방문했고, 결국 리프트는 CJ를 한국 파트너로 맞았다. 리프트를 계약하기 위해 국내의 많은 게임 회사들이 트라이온 월드와 접촉했지만 대표가 직접 나선 CJ E&M 게임즈가 최종 승자가 됐다.

 남궁 대표가 리프트의 계약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는 게임성이 한국 이용자들의 취향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남궁 대표는 “두 개의 진영으로 나눠 진행되는 세력 다툼과 외부세력의 난입 등으로 역동적으로 변하는 세계는 열정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한국 이용자들의 성향과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개선되어야 할 점도 있다. 대표적인 부분이 캐릭터 외모와 타격감이다. 남궁 대표는 “예쁘고 화려한 캐릭터와 강한 타격감을 중시하는 국내 이용자들의 특성상 리프트의 북미 스타일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와 TF는 이러한 의견들을 수렴해 트라이온 월드에 전달한다.

 CJ E&M은 리프트 이외에도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MMORPG ‘얼로즈’ 등도 준비 중이다. 리프트를 계기로 1인칭 슈팅게임(FPS) 분야와 스포츠게임에 편중돼 있던 회사의 역량을 MMORPG 분야로도 넓힌다는 계획이다. 대표가 직접 맡아 진두지휘할 정도로 리프트의 성공적인 국내 론칭은 회사의 주요과제다.

 “꼼꼼한 준비로 최상의 만족도를 제공할 겁니다. 서둘지 않고 뛰어난 게임성을 그대로 살려 국내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는 리프트를 선보이겠습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