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통시장, 삼성發 반도체 한류 분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반도체를 중국에서 유통하는 대리점들이 잇달아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중국 현지 반도체 유통 라인의 집중화·대형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이 같은 유통업체들의 움직임은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 제품 공급을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 반도체를 공급하는 대리점(디스트리뷰터)의 합작법인 설립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의 SAMT와 대만 골든슈프림이 ‘투톱’이라는 이름의 반도체 유통 전문 회사를 홍콩에 합작 설립했다. 투톱은 이달부터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유통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이에 앞서 삼성 반도체를 유통하는 홍콩 프로텍과 대만 AV컨셉트도 ‘UBL’이라는 합작법인을 세웠다. UBL은 또 다른 회사와 새로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와이즈월드와 요순이 ‘선와이즈’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 합작법인은 모기업의 유통라인을 이어받아 물량을 대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대형 거래선의 경우 반도체를 직접 공급을 하지만, 소규모 물량은 대리점을 통해 공급한다. 하지만 중소형 제조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대리점 유통 물량도 무시할 없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공급처에서는 관리와 마케팅비용을 줄일 수 있어 원가절감에 도움이 된다. 또한 유통이 대형화·전문화될 경우 공급 물량이 늘어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 삼성 반도체를 유통하는 대리점은 10여개가 존재한다.

 중국 시장에 정통한 한 반도체 전문가는 “중국과 대만의 유통업체들은 매출이 수조원에 달하는 대형 기업들이어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유통라인도 대형화·전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시적으로 나타난 업체들 외에도 합작을 진행 중인 업체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도체 유통업체 관계자도 “대리점이 중소기업에 주로 공급한다고 해도 대형화하고 전문화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 간 합작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중국 유통업체들 간 합작 움직임은 유통업체들의 활로 모색을 위한 것”이라며 “업체 간 합작에 삼성전자가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대답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중국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72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반도체 수출의 상당수는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어, 삼성전자 반도체 중국 수출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