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대 애플, 특허 전면전

 노키아와 애플 간 특허 다툼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노키아는 애플의 ‘사실상 거의 모든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노키아는 이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애플의 관련 혐의를 들어 재차 제소하는 등 두 회사 간 특허 전쟁 확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회사 간 다툼은 2009년 말 ‘아이폰’과 ‘아이팟’ 관련 기술의 특허 침해 혐의를 두고 시작된 뒤, 지난 주 ITC가 애플 쪽에 기운 판결을 내놓으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ITC의 판결이 전면전을 부른 셈이다.

 노키아 쪽은 “위원회(ITC)의 첫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다음 대응 조치를 결정하기 전에 “판결의 전체 세부 항목을 살피는 중”이라고 밝혔다.

 노키아는 멀티태스킹 운용체계(OS), 데이터 동기화, 위치 추적, 음성통화품질, 근거리 통신(블루투스) 부속품 관련 기술에 대한 애플의 특허 침해 혐의를 제기했다. 애플 ‘아이폰’의 약점으로 손꼽혔던 멀티태스킹 등을 구현하기 위해 노키아 독점 기술을 도용했다는 것이다.

 노키아 지식재산담당 부사장인 폴 멀린은 “노키아는 이동통신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기술의 혁신을 이끈 선두 주자”라며 “노키아의 독점적 혁신 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애플의 행위를 꼭 멈추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ITC뿐만 아니라 영국, 네덜란드, 독일에서도 같은 내용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제소 대상 제품도 ‘아이폰’과 ‘아이팟’에 이어 ‘아이패드’로 넓혔다. 애플도 맞고소한 상태다.

 ITC는 60일 안에 지난 주 판결을 채택할지, 재검토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