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 "클라우드, 진입 장벽을 낮춰라"

 <참석자>

 ■사회

 문영성 숭실대 컴퓨터학부 교수

 

 ■주제발표

 -장영환 행정안전부 정보자원정책과장

 -김정렬 방송통신위원회 지능통신망팀장

 

 ■패널

 -서정식 KT 클라우드추진본부장

 -성춘호 이노그리드 대표

 -나승주 인텔코리아 부장

 

 “클라우드는 일단 써봐야 합니다. 말로 설명할 수 있는 클라우드에는 한계가 있어요. 결국 본인이 스스로 클라우드 환경에 젖어 있어야 합니다.”

 지난 23일 저녁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개최된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설 RFID/USN센터장)에서 참석자들은 클라우드 도입에 있어 각종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금융과 의료·교육 등 일부 특수사업자의 경우, 자체 전산설비의 구비를 의무화하고 있는 현행 법을 정비,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에 따른 제도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수 서비스 인증제는 초기 단계에 발생할 수 있는 사용자의 불안과 불신을 종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방통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증을 받는 것 자체가 또다른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이날 참석한 사업자들은 주문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관련 업계는 우려를 표했다. 서정식 KT 클라우드추진본부장은 “클라우드는 큰 틀에서 합쳐 셰어하자(나눠쓰자)는 개념인데, 정부의 테스트베드 프로젝트는 여러 사업자가 각각 쪼개 나눠 갖는 모양새”라며 현행 시범사업 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결국 이용자와 정부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의 마련이 절실하다는 게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장영환 행정안전부 정보자원정책과장은 “클라우드 관련 국산기술의 개발과 이를 국내산업 활성화에 연계하는 지혜가 요구된다”며 “특히 초기 도입단계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객관적인 효과 증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마다 다른 효용 분석 결과는 클라우드 도입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게 참석자들의 지적이었다.

 이밖에 보안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과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간 분쟁 방지를 위한 표준 서비스수준계약서(SLA) 도입 등이 이날 심도있게 논의됐다.

 

 ■주제발표1-장영환 행정안전부 정보자원정책과장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정보자원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전기나 수도처럼 서비스 형태로 클라우드 센터로부터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만큼만 공급받아 사용하고 사용료 기준으로 임차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가트너가 선정한 10대 IT 중 1위에 올라 있을 만큼 또오르는 신수종 분야다.

 현재 HP와 IBM·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토털솔루션을 서비스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상태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KT와 같은 통신사업자나 대기업을 중심으로 내부 업무에 서버기반컴퓨팅(SBC) 도입 등 클라우드 서비스의 시장 진입 단계에 있다.

 현재 중앙행정기관의 18%(서비 기준) 및 정부통합전산센터 5배 수준의 자원이 소속기관과 자치단체 등의 해당기관에서 각각 개별 관리되고 있다.

 중앙부처 일부(19%)와 소속기관의 정보자원은 개별 관리 운영 및 인력 등이 이원화되는 등 국가 전체의 정보자원 관리 및 운영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하드웨어(HW)의 통합구축과 구매로 그 도입비용은 이전 대비 30% 가량 절감됐지만, 소프트웨어(SW), 데이터베이스(DB) 등은 여전히 개발 부처에서 직접 구매·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클라우드 기반의 자원통합 요구가 정부 내에서도 증대되고 있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클라우드 PC의 단계적 도입을 추진 중이다. 올 상반기 중 통합센터와 지자체에서 가상 데스크톱 확산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이후 기술검증과 표준마련 등의 단계를 거쳐 모든 중앙부처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제발표2-김정렬 방송통신위원회 지능통신망팀장

 클라우드는 IT 분야의 킬러 서비스다. 특히 대한민국은 네트워크에 관한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는 클라우드 환경 구축에 대단한 강점이며,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나 스마트 네트워크 구축에 활용될 수 있다. 또 클라우드 테스트베드로 확대 가능하다.

 하지만 관련 SW나 원천 기술, 숙련된 인력의 부족은 우리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픈소스의 활성화와 인재 양성 프로젝트의 가동을 추진해야 한다.

 이미 전 세계는 클라우드 환경 조성을 향한 무한경쟁을 시작했다. 일본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시 도시계획세 등 각종 세금을 감면해준다. 홋카이도는 데이터센터 특구로 조성될 예정이다.

 싱가포르 역시 오는 2013년 데이터센터파크를 완공, 해외기업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인도 타타와 일본 후지쯔 등의 입주가 결정된 상태다.

 중국은 기존 데이터센터의 본토 설치 의무 조항을 완화하고 나섰다. 클라우드 기업 유치를 위한 전향적 정책 변화다. 그만큼 클라우드에 적극적이라는 얘기다. 이에 홍콩은행의 중국 자회사 데이터센터가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에 구축될 수 있게 됐다.

 우리 정부도 클라우드 시범사업 시행을 비롯해 서비스 테스트베드 확대, 벤처 캐피털 지원, 우수 서비스 인증제 도입 등을 통해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우수 서비스 인증제는 클라우드 초기 단계에 서비스 품질과 보안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제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패널발표■

 ◇서정식 KT 클라우드추진본부장

 KT는 지난 1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시했다. 미국 아마존의 유사 서비스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 현재까지 320개 기업이 고객사로 들어왔다. 이에 앞서 작년말 시작한 KT 사내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확산 중이다. 올 연말이면 KT 전체 업무의 50% 가량이 클라우드 환경하에 돌아가게 된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 달 정도 해보니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 중 하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생각했던 ‘보안’이, 정작 우리 고객사들에게는 그다지 큰 이슈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이 가장 심각하게 보는 것은 ‘속도’와 ‘망요금’이었다. 이같은 고객의 니즈(요구)를 보면 클라우드 활성화 대책이 읽힌다.

 클라우드라는 것이 어렵고 뜬구름 잡는다 말하기 전에, 많이 써보길 권한다. 스마트폰을 써 본 사람과 안 써 본 사람의 무선인터넷 이용량은 10배 차이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진입 장벽없이 클라우드 환경을 접할 수 있게 하자.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절실하다. 싱가포르는 클라우드 환경 구축 비용의 50%를 정부가 지원해준다. 미국은 정부 IT 예산의 30%가 클라우드 관련 사업에 집행한다.

 

 ◇성춘호 이노그리드 대표

 우리가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이유와 구축 목적부터 짚어봐야 한다.

 클라우드를 들여오면 당장 하드웨어의 구입과 운영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일반적인 생각이다.

 단순히 비용절감 차원에서만 클라우드에 접근하지 말자. 클라우드는 비용 절감은 물론, 사용자들에게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일에 집중토록 해준다.

 클라우드 도입 전에는 들여다 보지 못했던 업무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더욱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클라우드 도입에 최적화된 IT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다. 예컨대 일선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면 내부 프로세스상, 그간의 관행상 보이지 않는 장벽이 많다.

 공공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정부통합전산센터에는 사실상 클라우드나 오픈소스를 적용할 수 없다. 현재 정부 조달체계상 정부통합전산센터가 클라우드나 오픈소스를 들여오려면 각각 개별발주를 하도록 돼 있다. 클라우드의 총체적 개념은 ‘한 데 모아 쓴다’데 있다. 클라우드는 일체형이다. 프로세스의 혁신이 필요하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부장

 미국 본사 내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 제온(XEON) 프로세서 판매의 11%가 클라우드 분야였다. 하지만 오는 2015년이면 17%까지 늘 전망이다. 우리가 전망하는 그 어떤 부문도 이같은 성장이 예측되지 않는다. 대부분이 정체 또는 감소세인 반면, 클라우드는 괄목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지금은 클라우드 도입의 초기 단계다. 일선 작업 환경에 쉽고 빠르게 들여올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매뉴얼화가 필수다. 단순 비전 제시는 이제 필요없다.

 이를 위해 인텔은 △단순화 △효율성 △보안성을 클라우드 도입의 3대 핵심 요소로 꼽는다.

 특히 단순화를 위해서는 체계적이면서도 쉬운 매뉴얼이 필요하다. 매뉴얼은 도입 작업의 속도는 물론, 효율성까지 증대시켜준다.

 보안성 역시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의사결정 단계에 있어 여전히 무시 못할 변수다. 보안의 중요성은 강조돼야 하나, 이 점이 도입 자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할 포인트다.

 정리=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