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2 출시]`기민하고 똑똑한 애플, 경쟁사들보다 앞서 움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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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기민하고 영리했다. 아이패드2가 다른 제품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먼저 출시되자 소비자들은 즉시 지갑을 열었다.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끊임없는 구매행렬로 화답했다. 아이패드2의 돌풍이 심상치 않은 이유다.

 ◇애플은 어떻게 저렴하게 만들었나=‘아이패드2’는 하드웨어 사양만 놓고 보면 경쟁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돋보인다.

 32GB 용량에 3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아이패드2는 729달러다. 이는 모토로라 줌보다 70달러 저렴한 가격이다. 또 최저 사양 아이패드2는 499달러다. 리서치인모션(RIM)의 태블릿 ‘플레이북’은 아이패드2보다 화면이 작으면서도 유사한 500달러 안팎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플의 가격 경쟁력은 ‘선점효과’에 기인한다. 애플은 작년 4월 아이패드1으로 스마트패드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이다. 시장을 독식한 결과 지난해 1500만대를 판매했다.

 게다가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낸드 플래시를 구매해왔다. 애플은 막대한 ‘바잉파워’를 앞세워 터치패널, 디스플레이, 낸드 플래시 등의 부품을 조달, 경쟁 업체에 비해 3.5% 정도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아가 애플은 자체 유통망도 있다. 리서치그룹 스탠퍼드 번스타인에 따르면 아이패드 3대 중 1대가 수수료가 필요 없는 자체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울러 앱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앱스토어라는 걸출한 소프트웨어 유통망도 가진 탓에 애플은 아이패드 단가를 더욱 낮출 수 있다. 타 스마트패드 경쟁 업체들이 애플 앱스토어에 대응하는 유통망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보유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 면에서 애플의 독주는 더욱 거셀 전망이다.

 스탠퍼드 번스타인 측은 “애플의 아이패드는 경쟁자에 비해 총 9.75% 이상의 비용 장점을 지녔다”면서 “가격에 관한 한 애플의 적수가 될 만한 경쟁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애플, 또 독식할까=애플은 예고대로 지난 11일(현지시각) 아이패드2를 출시했다. 와이파이 3모델과 3G 3가지, 총 6종이다. 또 애플은 경쟁 업체보다 콘텐츠 개발자·애플리케이션 개발자·통신사 등 탄탄한 모바일 생태계를 확고히 구축하고 있어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독식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강타한 ‘아이패드 충격’에 부랴부랴 시장 진출을 준비해온 HP·RIM이 지난 1년 동안의 준비에도 아직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출시 시점에서도 애플의 기민함이 돋보이는 이유다. 빠르고 가벼워진 신형 아이패드를 기존과 동일한 가격에 내놓은 애플 때문에 경쟁사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디지타임스·차이나데일리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아이패드2가 499달러에 선보이자 대만 노트북PC 업계를 중심으로 경쟁 제품의 출시를 늦추려는 움직임이다.

 아이패드2와 경쟁하면서 이익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탑재되는 부품 등 제품 사양을 변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대만 내에서는 2~3개 노트북PC 업체들이 스마트패드 출시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시회에서 공개된 제품들 가운데 일부는 아직 유통망에도 배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정도로 예상했던 스마트패드 시장 대전은 한두 달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럴 경우 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호언은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2011년은 아이패드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