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호]한국 클라우드 서비스 대해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내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서비스 현황 및 사업 전략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하면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격세지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초 CIO BIZ+가 특집기사를 게재할 당시만 해도 클라우드 전도사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통신서비스 업계와 주요 IT서비스 회사에 클라우드 전도사가 넘쳐 난다. 너도 나도 클라우드가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외친다. 서비스가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꽉 막혔던 구멍이 뚫리 듯 잠재돼 있던 수요가 분출하는 듯한 모습니다.

 분명한 것은, 클라우드가 IT경제학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파괴력 있는 패러다임 변화라는 것을 더 이상 논리가 아닌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분위기다.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바뀐 것인가. 이런 급격한 변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CIO BIZ+는 창간 2주년 기념으로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속속들이 분석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의 수장들도 직접 만나 속내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클라우드 시장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시장이 열리지마자 주요 대기업들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서비스 3사와 주요 IT서비스 업체들이 연초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했고,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각종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올해 출시할 계획인 클라우드 서비스만 17개에 달한다. 이미 올해 초에 출시한 서비스들까지 고려하면 20여개로 늘어난다. 지난해 상품이라고 할 만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5개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기업 고객들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의 SaaS ‘스마트 SME’는 출시 5개월 만에 무려 650곳의 기업고객을 확보했고, KT와 SKT, 호스트웨이IDC에서 출시한 서비스로서 인프라스트럭처(Iaas) 서비스도 수백군데가 도입했을 정도로 현재 상용화된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CIO BIZ+가 지난해 말 국내 최고정보책임자(CIO) 1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올해 전략 기술 우선순위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4위, 2012년 이후 주목해야할 기술로는 1위로 꼽혔다. 실제 한독약품 등 일부 기업이기는 하지만 자사 주요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사례들이 나타하는 등 올해 의미있는 참조사례들도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본격적인 성장기로 진입하는 단계에 온 것이다.

 #클라우드 대세론 확산…서비스 다양화·차별화에 주력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투자 규모와 의지만 보더라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확실한 대세다.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투자 규모가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천억원대를 넘어설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KT는 올해 클라우드 사업에만 무려 2000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SK텔레콤은 300억원, LG CNS는 8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들 업체들의 투자는 대부분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와 핵심 기술 개발, 서비스 출시 등에 쓰여질 예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은 예외없이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라인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일부 회사는 ‘모든 것을 클라우드서비스화(Everything as a Service)’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만큼 이들이 쏟아낼 서비스는 다양하다.

 지금까지는 서버 자원을 서비스하는 IaaS 서비스 영역에만 집중돼 있었지만, 올해 출시되는 서비스들은 가상데스크톱서비스(VDI) 클라우드 서비스,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 서비스, 모바일 오피스·그룹웨어 등을 제공하는 SaaS 서비스까지 영영별로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KT는 올해 서비스로서 플랫폼(PaaS) 서비스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계열사인 KT이노츠에서 1년 넘게 개발해온 것으로 오는 6월 출시될 예정이다.

 김태극 LG CNS 전무는 “서비스 출시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쟁력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초기 시장 선점에 있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시장부터 만들자”…올해 클라우드 시장 규모 1200억원 예상

 올해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매출목표를 기준으로 한다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대략 12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생각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매출목표를 약간 보수적으로 잡은 탓이다.

 KT는 일반 고객용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합쳐 총 386억원, LG유플러스는 기존 그룹웨어 고객들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해 SaaS 서비스로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가상 프라이빗데이터센터(VPDC) 서비스와 VDI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한 LG CNS는 통신서비스 업체들보다 높은 500억원을 올해 매출목표로 잡았다. VPDC의 경우 매출기준 500억~2000억원 수준의 중견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서비스 가격 자체가 높은 편이다. 이 밖에 IaaS 서비스를 최근 선보인 호스트웨이IDC 등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수십억원대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신창석 SK텔레콤 기업사업본부장은 “당장 매출에 급급하기 보다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고객들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해야 제대로 시장을 키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 이용 고객들 후한 점수 줘…고객 문의 쇄도

 최근 한독약품은 세일즈포스닷컴의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인 ‘포스닷컴’을 이용해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나서 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또 삼성, SK, LG, KT 등 대기업 그룹들도 계열사 IT회사를 주측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어, 올해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도입을 검토하거나 일부 서비스에 한해 시범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시장은 입소문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분위기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점을 체감한 일부 중소기업들을 통해 그 효용성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유플러스의 스마트 SME를 통해 경영관리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타나라는 웹 컨설팅 회사는 복잡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아닌 편리하고 간단한 시스템으로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 아주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가 월 3만원에 전자세금계산서 30건, SMS 400건 등도 무료로 제공해 줘 놀라울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전성규 LG유플러스 융합통신담당 상무는 “SaaS 이용 고객들의 일관된 반응이 너무 쉽고 관리가 편하고 무엇보다 저렴하다는 데 후한 점수를 줬다”며 “최근에는 이들 고객들이 모바일 솔루션용으로도 개발해 달라고 요청해 추가 작업을 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 첫 종량제 IaaS 서비스를 발표한 호스트웨이IDC도 요즘 분주하다. 지난 2월 플렉스클라우드 서버를 출시한 이후 고객들의 문의가 하루에도 수십건 이상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민 호스트웨어IDC코리아 대표는 “시범 기간동안 이용했던 고객들 대부분이 상용화한 후에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관련 클라우드 인프라도 추가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IDC 운영 경험 ‘이구동성’…기술 내재화·차별화가 관건

 이처럼 올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서비스 제공 업체 간 경쟁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엄청난 맹공을 퍼붓고 있는 KT에 이어 SKT, LG유플러스 등 통신서비스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삼성SDS, LG CNS, SK C&C, 롯데정보통신 등 주요 IT서비스 업체들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내세우는 경쟁 우위 요인은 엇비슷하다. 통신 3사는 대규모 트래픽을 전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빌링시스템의 운영 노하우,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 등을 내세우고 있다. IT서비스 업체들은 20여년 동안 IT인프라 운영을 해왔다는 점, 비즈니스프로세스아웃소싱(BPO) 서비스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일각에선 많은 업체들이 IaaS 시장에 집중 공략하면서 비용만으로 승부수를 던져 제 살 깎기식 경쟁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부분 비슷한 형태의 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당장은 핵심 역량에서 큰 차이점이 없다”면서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집중도와 클라우드 핵심 기술의 내재화, 차별화된 전략 등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