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메가비전]정책토론-대한민국 IT산업 제2도약을 위한 과제와 해결방안

 사회:정태명 한국정보처리학회장

 패널:장광수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장, 유병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 조석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 박재문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정책관

 

 지난해 대한민국은 스마트폰 열풍에 휩싸였다. 스마트폰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관련 산업구조 개편에도 큰 바람을 일으켰다. 올해는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열풍이 전 산업에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런 변화는 IT강국 대한민국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IT 산업을 관장하는 정부 4개 부처의 ‘대한민국 IT 산업 제2도약을 위한 과제와 해결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사회(정태명 한국정보처리학회장)=국내 IT 정책을 총괄하는 4개 부처에서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현재의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의 정책은 산업을 포함해 일반 국민들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국가 GDP의 30%를 차지하는 IT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에 있어서도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현재 IT 정책은 여러 부처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정책이 따로 놀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IT 정책의 주축이 되는 부처의 올해 정책 방향에 대해 들어보기로 하겠다.

 ◇조석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결론부터 말하면 지금까지 IT 산업은 잘해 왔고 성과도 좋았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발전해 온 IT 산업이 앞으로도 잘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 현재가 가장 어려운 시기다. 그동안 이어온 발전을 앞으로도 이어갈 것인지 2~3년 동안 결정될 것이다.

 ◇장광수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장=그동안 한국은 IT강국, 전자정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행안부는 정보화 부처로서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정보화 분야에 있어 큰 획을 그은 해다. UN 전자정부 평가에서 대한민국이 1위를 했다. 아직 미미하지만 전자정부 분야 수출의 성과도 있었다. 올해도 행안부는 공공·국가기관이 다양한 새로운 IT와 환경을 빨리 받아들여 기술개발과 산업육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병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올해는 정말 중요하다. ‘IT 기반+킬러 콘텐츠’를 장악하는 국가가 승리할 수 있는 스마트 환경이 급진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는 스마트산업 생태계 조성이 관건이다. 국가 IT경쟁력 지수 하락이 안타까운데 이는 서비스, 콘텐츠, 기기 등 각 부분을 포괄한 종합적인 정책, 기획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IT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박재문 방송통신위원회 융합정책관=다양한 정책적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는 각 부처에서 방향성을 제시했기 때문에 오늘은 통신 분야에 한정해서 말을 하겠다. 통신 분야에도 스마트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스마트 시대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다양한 스마트 기술은 모두 네트워크 연결을 기반으로 한다. 고유한 특성을 가진 기기도 네트워크에 연결돼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 소비하고 있다.

 당연히 이런 새로운 스마트 시대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확산으로 즐기는 방식, 일하는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많은 것을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사회=변화의 환경 속에서 2011년이 굉장히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 모두 공감대를 갖고 있다. 미래를 논의하기에 앞서 그 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큰 방향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석=지난해 IT 산업은 아이폰 충격 등으로 우려가 있었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치킨게임의 승리와 수요 증가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또 다양한 모델을 개발, 수출한 스마트폰도 세자리 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프트웨어 분야도 절대 수치는 미미하지만 수출이 확대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산업 수출 증가율도 높았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IT 산업은 구조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 모든 IT 산업의 근간이 되는 시스템 반도체,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또 국내 산업의 부품, 소재, 장비, 인력 인프라 취약도 문제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이같은 구조적인 취약점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장광수=작년에 스마트워크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스마트워크 시대의 초석을 마련했다. 또 세계 최고의 정보화 국가의 위상에 걸맞는 역기능 해소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7개 부처 합동의 인터넷중독 해소방안 마련, 사이버 위협 대응방안 마련, 개인정보보호법 국회 상임위 통과 등의 성과도 있었다.

 올해는 스마트시대에 맞아 IT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IT 수요가 증가해 IT 산업이 제조업, 서비스산업을 이끌고 수출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행안부는 이런 변화에 맞춰 스마트 시대에 대비해 4가지 분야 집중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병한=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은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IT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 아이폰과 앱스트어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기기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수많은 콘텐츠가 스마트폰을 맥가이버 칼로 발전시켰다.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IT 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다.

 ◇박재문=스마트 시대의 도래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스마트폰 도입 이후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5.5배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5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빈발하는 음성통화에도 트래픽 증가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추정된다. 국민들에게 저렴한 통신요금을 제공하면서도 서비스 품질과 네트워크 투자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사회=새로운 시대에 대한 준비, 변화를 위해서는 국내 IT 산업의 체질적인 변화, 이를 위한 생태계 조성과 인프라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어떤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나.

 ◇조석=지경부의 정책 방향은 크게 4가지로 진행될 것이다. 첫째 융합 산업의 핵심역량을 키우는데 주력할 것이다. 또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확대, 품질 선진화 및 인력 확대·대중소기업 동반 성장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가장 주력할 분야는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이다. 이미 소프트웨어는 강국 도약 전략에서 밝혔듯이 핵심은 생태계 조성이다. 상반기 행안부와의 공동작업으로 소프트웨어 제값 받기, 해외진출 성장판 마련 등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의미있는 정책안을 마련했다.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육성을 위한 예산도 1000억원으로 확대했다.

 4세대 모바일 OS와 플랫폼을 만드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우리만의 것과 글로벌 표준에 대한 접점을 찾기 위해 학계, 통신사, 제조사 등과 협의를 하고 있다. 또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육성 등의 인력양성과 동반성장을 위한 하도급 관행 개선, 표준계약서 도입 등의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상반기 중 소프트웨어와 시스템반도체 동반 육성전략을 발표할 것이다. 현재 경쟁력의 결정요인을 분석하고 글로벌 시장 진입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핵심부품, 소프트웨어, 콘텐츠 육성방안도 이달 중에 만들어 발표할 것이다.

 ◇장광수=행안부도 스마트정부 구현, IT 산업 도약과 지역경제 활성화, IT 기반의 안전하고 따뜻한 사회 구현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준비했다.

 먼저 올해 1800만대 스마트폰 확산 전망에 따라 스마트 전자정부 구현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 모바일 전자정부 포털 구축, 스마트폰 기반의 행정업무 처리 시스템 개발, 스마트워크센터 확대, 각종 세금 미환급금 통합 조회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인프라뿐만 아니라 스마트 전자정부 구현에 걸림돌이 되는 대면 중심의 행정문화 타파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한 조직, 인사제도도 개선해 갈 것이다. 산업 활성화를 위해 약 6000억원의 정보화기금 중 60%를 상반기에 집행할 것이다. 또 19개 전자정부 전략에 대해서 3500억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각종 공공정보를 민간에 개방해 산업 진흥에 나서고 363개 정보화 마을의 전자상거래 시스템 교체와 고도화, 전국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 등 다양한 정책을 준비했다. 또 2월 중 통과가 예상되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정보화 역기능 해소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취약계층 정보화 교육, 장애인 정보통신 기기 보급. 다문화 가정을 위해서 카메라, 영상 상봉 등 정보화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준비했다.

 ◇유병한=범정부 차원의 콘텐츠 육성 대책 마련, 건전한 IT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다. 영화 ‘아바타’의 흥행으로 관심을 불러 모은 3D 산업은 물론이고 ‘CES 2011’에서 화두가 됐던 스마트TV, 고화질 디스플레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의 변화에 걸맞은 다양하고 질 높은 콘텐츠가 향후 경쟁력을 핵심으로 부상했다. 또 플랫폼 지배력 확대를 위한 기기와 콘텐츠 업체 간 협력 전략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특히 콘텐츠 분야는 장기,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관련 분야는 물론이고 대·중소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문화부는 3D, 모바일 등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3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전 부처가 참여한 TF팀을 구성해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3D 제작인력 육성과 인프라 구축에 올해 175억원을 신규 투자할 방침이다. 또 가상증강인실 실감형 콘텐츠 육성에도 7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문화부 차원 스마트TV 콘텐츠 육성 전략도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융합콘텐츠 제작에 선정된 과제에는 정부가 20%를 지원할 방침이다. 50억원의 정부 예산과 민감자금 200억원 매칭에서 250억원의 지원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자금 지원을 위해 모태펀드 이외의 글로벌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산업 금융투자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콘텐츠공제조합 설립근거도 올해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동반성장협의회와 관련 부처 간 법체계 개선, 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해 영세하고 어려운 콘텐츠 중소기업을 위한 공정거래 환경 조성에도 나설 방침이다.

 ◇박재문=4G 시대를 대비한 네트워크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전국 82개 주요 도시와 고속도로에 와이브로를 깔아 무선 트래픽을 흡수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주파수를 할당한 LTE 투자도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4조8000억원이 투자될 전망이다. 와이파이 망도 올해 16만500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경매제로 신규 주파수를 보급하고 권역별로 비워 놓은 TV채널 대역의 화이트 스페이스도 수퍼 와이파이 용도로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유선망 쪽에서도 BcN 보다 10배 빠른 기가인터넷 시범 서비스를 6개 도시 1500가구에서 시작한다. 농어촌에도 100Mbps 광대역 서비스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업 간 경쟁 촉발 정책도 추진된다. 우선 MVNO 등 새로운 통신서비스 제공 사업자 진입 환경을 조성해 기존 3사 위주의 통신구도를 개편할 것이다. 또 망 중립성 문제 등 투자촉진을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 보급 확산을 위해 저가형, 청소형, 노년층 요금제 도입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또 스마트기기가 일하는 환경을 바꿔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보급형 스마트워크 모델 개발 등도 사업자와 협의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산업 육성을 통한 젊은 층 일자리 창출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클라우드, 사물지능통신 서비스 등 각 분야의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 미래 유망 기술 개발에도 2년간 3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HDTV를 넘어선 UHDTV, 음성동작 등 스마트TV UI, 미래인터넷, N스크린 등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술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회=정부에서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들이 잘 추진돼 대한민국 IT 산업 제2의 도약을 위한 기틀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정책 추진이 전부는 아니다.

 ◇조석=물론 정부는 IT 산업의 방향 제시와 어떤 지원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 된다. 기업은 생존을 고민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역시 중심은 기업이다. 정부와 기업이 모두 IT 산업의 지속가능 성장과 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가야 한다.

 ◇장광수=그동안 IT가 경제, 사회 발전을 견인해 왔지만 앞으로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행안부도 이같은 발전에 일조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모든 부처와 협력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우선 도입해 스마트사회 구현으로 IT 수요창출, 산업 육성, 해외 수출을 위해 노력하겠다.

 ◇유병한=작년은 스마트기기 원년이고 올해는 진화의 해다. 스마트폰 경쟁에서는 한 발 뒤졌지만, 스마트TV는 전 세계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콘텐츠다. 콘텐츠산업 육성은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누군가는 스마트폰보다 더 진화한 단말이나 앞선 콘텐츠를 만들어 낼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가 협력해야 한다. ‘함께 손잡아라, 더 영리해질 것이다.’ 이 말이 올해의 핫 트렌드가 될 것이다.

 ◇사회=앞으로 대혼돈의 시대가 올 것 같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다. 2011년을 어떻게 살아남는지가 향후 10년, 20년을 살아남을 수 있느냐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이다. 각 부처는 물론이고 산학연이 협력해 인프라 강국, 서비스 강국, 토털IT 강국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정리=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