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 2015년까지 오픈소스SW로 전환

 러시아 정부가 2015년까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를 전면 도입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고가 라이선스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미국 등지에서 구글·애플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MS에 또 한 번의 충격이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최근 내년부터 5년 동안 정부기관이 리눅스 기반 오픈소스 SW로 전환하는 계획을 담은 문서에 서명했다고 PC월드가 29일 보도했다. 러시아 통신부 주도로 내년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정부기관 서버 운용체계(OS)와 드라이버, 애플리케이션 등을 오픈소스 SW 기반으로 바꿔 SW 패키지를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러시아 정부는 이 패키지를 배포하고 유지보수하는 ‘저장’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계획에는 정부기관뿐 아니라 연방 재정 지원을 받는 모든 단체도 포함됐다. 향후 내부 서버와 함께 호스팅업체 인프라까지 오픈소스 SW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전국 학교에서 오픈소스 SW만을 사용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MS가 고율의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는데다가 모든 SW가 MS에 종속되면서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러시아 정부의 판단 때문이다. 이미 러시아 인구의 67%가 불법 MS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 완전히 MS SW를 배제하겠다는 의도다.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MS의 고가 정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정책은 MS의 실적에 엄청난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미 MS는 전 세계 모바일OS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의 등쌀에 밀려 점유율이 10% 미만인 등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 또 구글이 크롬OS를 내놓고 구글독스도 확산되고 있어 더욱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소스 전문가 글린 무디는 “푸틴의 오픈소스 SW를 위한 지원은 MS에 민감한 부분”이라며 “MS 정책 변화가 주목된다”고 평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