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 3D 산업, 어디까지 왔나

최근 3차원(D) 산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정부부처는 물론이고 업계 · 학계도 3D 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의 한 분야로 놓고 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하드웨어 산업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 업체들이 만든 3DTV가 세계 곳곳의 안방을 휩쓸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분야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27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정기 모임을 열고 `3D 산업,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관련 업계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최영호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은 “컴퓨터그래픽(CG)과 3D는 콘텐츠 분야 핵심기반 산업인데, 우리나라 기술력은 충분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면서도 “`스토리`를 강화해야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부원장은 “과거에는 공학도를 주목했지만, 이제는 인문학도가 중요해졌다”며 “앞으로는 창의력의 시대로, 인문학적 감성을 바탕으로 한 창의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가자들은 기술과 철학을 두루 갖춘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최용석 빅아이엔터테인먼트 사장은 “대학에 강의를 나가면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감수성이 밑바탕에 깔려야 한다고 말한다”며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으려면 인문학적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희완 디지로그미디어 사장은 “최근 영상 제작 분야에서도 철학 전공자들이 만든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면서도 “기술적인 부분도 간과할 수 없는 만큼, 이를 교육할 자리가 많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시야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송문숙 이지넷소프트 사장은 “우리가 할리우드에 진출하려면 단기간에 어떤 성과를 내는데 급급하기 보다 긴 안목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명 교수는 “수학 · 철학 등 기초교육부터 탄탄해야 한다”며 “기술보다 기초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대기업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힘을 쏟는다면 콘텐츠도 하드웨어만큼 세계 시장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 사례 참조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오재인 단국대 교수는 “스웨덴은 작은 나라지만 세계적인 스타를 많이 배출했는데, 배경에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점이 있다”며 “특정 산업 지원보다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에 관심을 가지자”고 주장했다.

이제호 성균관대 교수도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인큐베이팅 센터 방문 경험을 예로 들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세계로 직접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